“가족모임 막히니, 떠나자”…‘설캉스’ 놓고 이해 보다 우려 시선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9일 07시 11분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의 시민들이 기차 탑승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1.2.6/뉴스1 © News1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의 시민들이 기차 탑승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1.2.6/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를 맞는 명절 설 연휴를 앞두고 설캉스(설날+바캉스)를 계획하는 시민들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설 연휴기간 귀성 자제를 호소하지만 관광지나 리조트에서 연휴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전남지역 숙박업계 등에 따르면 호텔과 리조트의 설 연휴 예약은 마감됐거나 회원우선 객실만 남아있다. 유명 펜션 같은 경우엔 비수기 대비 2~3배가량 높아진 숙박비로 인해 저렴한 객실은 모두 예약된 상태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행정명령에 고향 방문이 어려워지자 관광지로 발걸음을 돌린 것이다.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연휴기간 전남 여수시의 한 호텔 예약을 했다는 직장인 최모씨(34)는 “부모님을 뵈러 본가에 가면 5인 이상이 되고, 처가도 같은 상황이다”며 “나흘 동안 집에만 박혀있을 바에 일하느라 고생한 아내와 함께 바람이라도 쐬러 가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싫은건 모두가 마찬가지”라며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자차로 이동, 휴게소도 들르지 않고 바로 호텔로 가서 쉬고 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에 사는 박모씨(40)는 “본가와 처가에서 이번 명절은 가족모임 없이 지내자 하고, 4일간 집에만 있기에 아이들이 답답해할 것 같아 여행을 계획했다”며 “코로나 때문에 외부인과 접촉이 없는 풀빌라펜션으로 예약했다”고 말했다.

반면 설캉스가 귀성자제에 따른 풍선효과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광주에 거주하는 김모씨(59)는 “정부가 나서 설 명절에 가족 간 모임을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 것은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아무리 방역수칙을 준수한다고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걸리고 싶었던 확진자가 어디 있겠냐”며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시민들에게 제발 그만 피해를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민 정모씨(48)는 “방역당국이 하지 말라는 것만 안 하면 코로나19는 금세 종식될 것인데, 안일한 생각에 방역수칙을 위반하니 감염증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라가 아무 이유 없이 명절기간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겠냐”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숙박업계는 ‘설캉스족’을 잡기 위해 열을 올려 홍보하고 있다.

전남의 한 호텔은 와인과 100% 당첨 복불복 복주머니(경품권)를 선물하는 ‘설캉스 패키지’를 공식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한 풀빌라펜션은 블로그를 통해 설 연휴기간 객실 이용객에게 대형 윷놀이와 각종 보드게임을 무료로 대여한다며 홍보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안정적인 예방접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설 연휴의 철저한 방역수칙은 필수적인 요소이다”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 준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설 연휴기간 대규모 인구이동에 따른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며 “가급적 고향 방문과 가족모임을 자제해주고 모임·여행도 연기하거나 취소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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