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정부의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인해 예년처럼 대가족이 모일 수 없게 된 가운데 설 연휴(11~14일)를 앞두고 인구 6만여명이 거주하는 경남 창녕군 곳곳에 ‘마음만 고향 방문’ 현수막이 걸리는 등 지역 주민들이 나서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창녕군 내 곳곳에는 ‘야들아! 이번 설에도 오지마래이~(도천면기관단체협의회)’, ‘이번 설에는 고향방문 NO!, 안부 전화 OK!(이방면이장협의회)’, ‘얘들아! 이번 설 명절은 용돈만 보내거라~(계성면)’ 등 읍·면의 주민단체에서는 특색있고 참신한 문구를 활용한 ‘마음만 고향 방문’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난 2일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창녕의 한 마을 이장은 “큰 딸 내외가 가까운 창원에 사는데도 올 설에 오지마라고 전화했다”며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돼 있고 군에서도 코로나 막아야 한다고 홍보를 계속하고 있어 당분간은 자식들을 만나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마면에 거주하는 김모씨(77·여)는 “2남1녀가 모두 서울에 산다. 지난 추석 때도 오지말라 했는데 올해는 5명 이상 모이지도 말라고 하니 더 (상황이)심해진 모양이다. 손주 못본 지 1년도 넘었다. 그래도 별 수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백신 접종도 곧 시작된다고 하니 나아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김씨는 “알 수가 있나?”며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창녕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정모씨(60대·여)는 “시골이라 큰 도시에 비해 확진자가 많지 않아 여기는 좀 나은편인데, 장사하면서 손님도 마주하고 손님 중 외지사람들도 있을 수 있으니 올 설에도 자식들을 안만나기로 했다. 대신 설 지나고 음식을 보낼 계획이다”며 “코로나가 나만 아프게 하는 게 아니라 전파가 안됐다 하더라도 접촉자 검사나 자가격리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니까 나부터 조심하는 게 최선이다”고 말했다.
한편 창녕군도 이달부터 읍·면의 마을앰프방송 및 아파트단지 자체방송을 활용해 “이번 설에는 우리 모두 안가고 안오기, 만남보다는 마음으로 함께 해달라”고 홍보하는 등 ‘설 명절 마음만 고향 방문하기 캠페인’의 분위기를 더욱 고취시키고 있다.
또한 버스터미널 등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외지인 방문으로 인한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고 연휴기간 코로나19 대응반 상황근무, 자가격리자 모니터링 등 코로나 확산방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수도권 등 외지에서 생활하는 자녀, 친지들의 이번 설 고향방문을 자제해달라”며 “지역 주민들도 타지 방문을 자제해 만남보다는 마음으로 함께해 주실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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