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없어 조문객 인사도 못해”…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동생들에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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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0일 16시 56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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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 등을 두고 동생들과 법적 공방을 벌여온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동생들로부터 부모님 장례식 방명록 명단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당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두 동생인 정해승·은미 씨는 장남인 정 부회장을 상대로 방명록 인도청구 소송을 4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8부에 배당됐다.

소장에 따르면 2019년 2월 사망한 정 부회장의 모친인 조모 씨의 장례 절차가 현대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이후 동생들은 방문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방명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정 부회장은 임의로 선별한 300명의 명단만을 건넸다. 부친인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이 별세한 지난해 11월에도 정 부회장은 동생들에게 50명의 명단만 줬다.

정은미 씨는 “조문객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 방명록을 달라고 한 것 뿐인데 왜 전체 명단을 보여주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씨는 “소송으로 방명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이 황당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동생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동생들의 손님 명단을 이미 제공했다면서 방명록 전체를 제공할 순 없다고 밝혔다. 방명록에 기재된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정 부회장의 모친은 ‘대지와 예금자산 등 10억 원 전액을 딸과 둘째 아들에게 상속한다’는 자필 유언증서를 남겼다. 정 부회장은 증서의 효력에 의문을 제기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어머니가 남긴 상속 재산의 일부를 달라며 동생들을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유류분은 법이 보호하는 최소한의 상속분을 말한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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