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체치료제, 남아공 변이에 효과 낮다…영국 변이엔 우수

  • 뉴시스
  • 입력 2021년 2월 11일 16시 55분


당국 "남아공 변이 확진자에게 사용제한 권고"
영국·남아공 변이 모두에 효능 보인 물질 확보
렘데시비르, 영국·남아공 변이 모두 억제 효과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국 발견 변이에 대해선 기존 변이와 함께 우수한 중화능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남아공 변이 확진자에게 렉키로나주 사용 제한을 권고했다. 또 민관 합동으로 영국과 남아공 변이 모두에 효능을 보인 물질을 확보해 치료제 개발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중화능, 남아공 변이서 “현저히 감소”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1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항체치료제의 효능을 세포 수준에서 조사·분석한 결과 영국 변이주에 대해서는 우수한 억제 능력이 확인됐다”며 “남아공 변이주에 대해서는 억제 능력이 현저히 감소한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건부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에 대해 기존 국내에서 확인된 기존 변이 6종과 이른바 영국 변이(501Y.V1), 남아공 변이(501Y.V2)에 대한 중화능 효능평가를 시행했다. 중화능은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이다.

실험 결과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6종인 S·L·V·G·GH·GR형에 대해선 우수한 중화능이 확인됐고 영국 변이 바이러스도 기존 변이주와 유사하게 우수한 중화능이 있었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만 중화능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권 2부본부장은 “세포 수준에서 중화시험법을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50%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 농도를 계통(clade)과 변이별로 측정했다”며 “인체에 투약되는 농도를 세포에 전환시켰을 때 그 농도에 해당하는 상황에서 우수한 억제 능력을 확인한 것이 영국 변이주를 포함해 기존에 국내에 유행하고 있는 6개 계통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공 변이주는 이러한 중화능 능력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남아공 변이주와 브라질 변이주의 ’E484K‘라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 변이가 일어났을 경우 미국에서 긴급 사용 승인된 항체치료제도 효능이 매우 낮아지는 상황을 보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항체치료제와 관련한 주요 변위 부위로는 남아공 변이와 브라질 발견 변이(501Y.V3)에서 발견된 ’E484K‘ 변이가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숙주세포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가운데서도 484번째 단백질이 글루탐산(E)에서 라이신(K)으로 바뀐 것으로 이 부위가 항체 인식을 방해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개발회사 주관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현재 추가 분석이 진행 중이며 동물실험을 통한 종합적인 분석도 수행할 예정이다.


당국 “남아공 변이 확진자엔 사용 제한 권고”

방역당국은 남아공 변이에 대한 중화능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결과를 토대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에게 해당 항체치료제 사용 제한을 권고했다.

권 2부본부장은 “남아공 변이주 확진환자에게 해당 항체치료제 사용 제한을 권고할 계획”이라면서 “남아공 변이주 유행지역에서 입국한 확진자의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남아공 변이주로 확인되기 이전까지는 의료진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항체치료제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민간 협력을 통해 영국·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효능을 가진 항체 물질을 광범위하게 확보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국내외 변이 바이러스 모니터링과 치료제 효능 분석도 추진할 계획이다.

권 2부본부장은 “변이균주가 등장할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변이균주의 어떠한 부분이 어떻게 변이가 됐는지가 수시로 파악된다”며 “(남아공·브라질 발견 변이에 대해서도) 향후 광범위하게 효과를 볼 수 있는 항체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물질이 이미 확보돼 있다. 해당 개발업체에서 이를 토대로 임상시험 등을 거쳐 확인되면 활용이 건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를 개발하면서 38개의 중화항체로 구성된 잠재적 칵테일 후보항체군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측은 32번 후보항체가 영국·남아공 변이주 모두에 중화능력을 보여 이를 활용한 신규 ’변이 맞춤형 칵테일 치료제‘ 개발을 6개월 내 임상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칵테일 방식을 활용해 영국, 남아공,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등 현재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뿐 아니라 향후 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립했다고 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 중인 렘데시비르는 기존 변이인 S·GH·GR뿐 아니라 영국·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를 모두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렘데시비르는 이날 0시 기준 의료기관 119곳에서 확진자 4313명에게 공급됐다.

혈장치료제는 지난 8일 기준 36건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아 사용 중이다. 치료목적 사용 승인제도는 다른 수단이 없거나 위독한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되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개인·단체 혈장 채혈 등을 포함한 혈장 공여 등록자는 총 6598명이다. 이 중 4160명으로부터 혈장 모집을 완료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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