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면 양식단지에 100억원 투입… 2023년까지 ICT 기반 양식장 조성
인근 수산식품 거점단지 6월 완공
‘내륙 수산도시’ 역발상 눈길
바다가 없는 전남 화순군이 내수면 양식단지와 수산식품 거점 단지를 조성한 데 이어 스마트 양식장 시범단지까지 유치해 ‘내륙 수산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지리적 여건에 얽매이지 않고 수산식품 클러스터를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화순군의 역발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스마트 양식장 시범단지 유치
화순군은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내수면 스마트 양식장 시범단지 조성사업’ 공모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사업 대상지는 능주면 정남리 일대 2만 m² 규모의 내수면 양식단지다. 올해부터 2년간 국비 50억 원을 포함해 총 1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사업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을 기반으로 양식 수질 모니터링과 순환 여과 실시간 자동제어, 통합 관제시스템 등 스마트 시설을 갖춘다. 종자 보급과 사료 공급, 백신 투입, 양식장 설비 운영 등 양식 전 과정을 빅데이터에 바탕을 두고 관리한다.
해수부는 2018년 경남 하동에 해상 스마트 양식장을, 2019년에는 창원에 육상 스마트 양식장을 구축했다. 해수부는 하동과 창원. 화순의 스마트 양식장 운영 경험을 토대로 더욱 혁신적인 양식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른바 ‘아쿠아팜 4.0 프로젝트’다. 아쿠아팜은 양식을 뜻하는 아쿠아컬처(aquaculture)와 양식장을 뜻하는 피시팜(fish farm)을 조합해 만든 신조어다.
종자·사료 개발 및 관리, 양식장 기자재 운영, 유통·판매까지 최첨단 스마트 양식을 도입한 노르웨이를 벤치마킹한 이 사업은 한국판 뉴딜에 포함돼 2027년까지 6000억 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수산업 관련 단일 연구개발(R&D) 사업 중 역대 최대다.
최홍남 화순군 수산진흥팀장은 “스마트 양식장 시범사업으로 수산식품 관련 시설을 집적화한 단지 조성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며 “지역 수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고 내수면 양식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산식품 클러스터 구축
스마트 양식장이 들어설 내수면 양식단지 일대는 돼지 축사가 밀집한 양돈단지였다. 국도 29호선에 인접한 양돈단지는 악취와 환경오염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정율성 생가와 주자묘, 고인돌공원 등 관광지가 있어 지역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전 요구가 컸지만 토지 보상과 양돈농가의 휴업 보상 등에 투입해야 할 막대한 예산이 걸림돌이었다.
화순군은 민선 6기 들어 양돈단지 철거와 부지 활용 방안을 검토하다가 국비가 지원되는 공모사업에 집중했다. 2015년 수산산업 거점 단지를 유치하면서 민원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13개 양돈농가와 보상 협의를 마치고 용수 공급 시설과 판매 시설, 양식장 등을 갖춘 단지를 지난해 11월 완공했다. 내수면 어업인은 스마트 양식장 시범단지에서 민물장어, 참게, 새우 등을 키워 2023년부터 판매한다.
내수면 양식단지 옆에 140억 원을 들여 조성하는 수산식품 거점 단지는 올 6월 완공된다. 건축물 2개동에는 수산식품 연구·개발·가공·유통·판매 시설과 부대 시설이 들어선다. 화순군은 수산물을 활용한 전남 유일의 ‘소스 전문 수산식품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사업 초기에는 액젓, 맛간장, 굴소스, 해조류 장아찌 등 일반적인 ‘액상형 소스’ 생산에 집중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구충곤 화순군수는 “면적의 70% 이상이 산이지만 대도시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면 수산물 공급·유통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해 수산물 기반 시설을 조성한 게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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