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진관산단 플라스틱 업체 다인실에 화장실-식당 공동사용
첫 확진 이틀 뒤에야 市에 통보 돼… 산단 입주업체 1200명 전수검사
아산 보일러공장 확진 누적 121명
“전부터 걱정이 되더라고요. 열 명 가운데 예닐곱 명은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쓰거나 ‘턱스크’를 하고 다녔거든요.”
17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진관산업단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벌어진 플라스틱 제조공장 맞은편에서 냉동식품 공장을 운영하는 김동인 씨(50)는 줄곧 어두운 표정이었다. 환자들을 걱정하면서도 평소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전체 근로자가 1200여 명에 이르는 진관산업단지에 있는 한 공장에서 지금까지 115명이 확진되는 대형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대부분 공장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한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일부는 설 연휴에 숙소를 떠나 아직 소재 파악도 되지 않고 있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해당 공장 근로자는 모두 177명이다. 최초 확진자는 캄보디아 출신 생산직원인 A 씨(24)로, 11일부터 발열 등 증상을 느껴 13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서울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았다. 당일 A 씨가 확진된 뒤 나머지 근로자들을 전수검사했더니 11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직원 가운데 46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9명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거나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5명은 검사를 진행했지만 아직 판정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2명은 설 연휴에 외출해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A 씨가 들렀던 순천향대병원은 17일까지 관련 확진자가 145명에 이르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이다. 남양주보건소 관계자는 “A 씨는 11일 증상이 나타났고 12일 누나가 사는 용산구를 방문한 김에 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해당 병원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확진된 직원 115명 가운데 한국인은 9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캄보디아 등 19개국 외국인들이다. 대부분 공장 3층 기숙사에 거주해왔다고 한다. 한 방에 많게는 5명씩 생활했으며, 식당과 화장실도 공동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4일 오후 숙소로 돌아온 뒤 1인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와 방에서 먹었으며, 공용 화장실도 이용했다고 한다. 남양주보건소 관계자는 “처음 증상을 느낀 11일 전후 숙소 동향 등도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파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첫 확진자가 13일 나왔는데도 서울 용산구가 남양주시에 15일 오후에야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해당 공장 전수검사가 16일에야 이뤄졌다는 것이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용산구로부터 관련 내용의 공유가 늦어진 경위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했다. 용산구 측은 “순천향대병원 관련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 행정 처리가 다소 지연됐다. 최대한 빨리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기도와 질병관리청 등은 이날 역학조사관 18명을 현장에 파견해 개별 심층 역학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확진자들을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이송했다”며 “공장 시설을 폐쇄하고 산업단지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입주업체 직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 아산에 있는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도 17일 추가로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관련 확진자가 121명으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이 환경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공장 시설 6곳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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