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시 진관산단의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17일 하루 동안 11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졌다.
앞서 캄보디아 출신 이 공장 외국인 노동자 1명이 지난 14일 확진돼 이날 오후 5시 현재 이 공장에서만 누적 115명이 집단감염됐다.
수명에서 수십 명 단위로 확진자가 순차 발생하던 지금까지의 집단감염 사례와 달리 이 공장에서는 이례적으로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단 하루에 나왔다.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에 해당 공장에서 이미 집단감염이 진행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꺼번에 100명 단위의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는 “테이블, 환풍기 등 해당 공장에서 채취한 환경 검체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근로자들이 무증상 확진됐거나 증상이 있더라도 가벼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오랫동안 생활하다 공장 내에서 집단감염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보다 앞서 외국인 노동자 집단감염으로 홍역을 앓았던 싱가포르를 예로 들며 공장과 산단 내에서 만이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감염자가 앞으로 상당수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기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열악하고 밀집도가 높은 환경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커뮤니티를 통해 모임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아직까지는 의외로 외국인 집단감염 사례가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겨울 들어 감염수준이 높아져 그만큼 감염 위험도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입국 당시 진단검사를 받기 때문에 진관산단 외국인 노동자들의 감염은 국내 거주자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익명 검사소의 확진율이 0.25~0.3%인 점을 감안하면 무증상 감염자로 인해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 교수는 진관산단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서 향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중증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했다. 젊고 건강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14일 진관산단 내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남양주시와 방역당국이 16일 해당 공장 노동자 177명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했고 17일 하루에 114명이 추가 확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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