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오빠의 두 얼굴…맥도날드 탈의실 불법촬영 ‘덜미’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2월 18일 1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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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개의 불법 촬영물 외에도
아동 성착취물 3000여 개 보관
피해자 “평소 친절, 배신감과 분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 매장에서 일하는 20대 남성이 탈의실에 휴대전화를 몰래 설치해 1년 6개월 동안 불법 촬영을 해오다 덜미를 잡혔다. 이 남성의 휴대전화에선 사람별로 분류된 불법 촬영 영상이 100여 개 나왔다.

17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창원의 한 맥도날드 매장 직원 A 씨(25)는 지난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남녀 공동 탈의실을 불법 촬영했다.

A 씨는 본인 휴대전화로 동료 여성 직원들이 유니폼을 갈아입는 영상을 찍었다. 동영상 촬영 모드로 전환한 뒤 자신의 외투 주머니에 비스듬히 걸쳐 촬영했다.

여성 피해자는 20명에 달하고 불법 영상물은 100여 개로 확인됐다. A 씨는 몰래 찍은 영상을 외장하드로 옮겨 별도 보관했다. 사람별로 분류·편집하기도 했다.

A 씨의 범행은 지난해 12월 12일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여성 직원 B 씨가 수상하게 놓인 휴대전화를 발견하면서 들통났다.

B 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A 씨를 추궁하자 ‘보조배터리를 연결하려면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해야 해서 카메라를 켰다’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가 평소 사교 관계가 좋고 모든 여자 직원에게 친절했다. 믿었던 오빠가 그런 짓을 했다는 사실에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었다”며 “사건 이후 탈의실 근처는 웬만해서는 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B 씨는 지난달까지 해당 매장에서 일하다 그만뒀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앞에서는 잘해주고 생일도 챙겨주고, 친한 오빠라고 생각했는데 뒤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었으니까 바로 눈물부터…(났다)”고 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해당 불법 촬영 이외에도 텔레그램 등에서 아동 성착취물 사진과 동영상 3000여 개를 받아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에 “호기심에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소지)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7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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