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규모 ‘울산시 제2청사’ 건립 놓고 찬반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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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보다 공무원 594명 증가
기존 청사는 행정수요 감당 어려워
2015년 정점으로 인구 매년 감소세
공무원 조직 슬림화부터 시행해야

울산시가 중구 혁신도시에 1000억 원을 들여 제2청사 신축을 추진한다. 현재의 본관을 건립한 지 13년 만, 2별관을 건립한 지 불과 3년 만이다. 특히 울산의 인구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0.9%씩 감소하고 있어 제2청사 건립을 놓고 공론화 과정에서 찬반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시가 제2청사 건립 구상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8일 중구청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중구 혁신도시에 제2청사를 건립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시민 여론과 시의회, 정치권 등을 대상으로 공론화하고 타당성도 적극 살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형우 시 행정지원국장은 “부서가 늘어나면서 청사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제2청사 건립이 확정되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가 제2청사 건립을 추진하는 곳은 울산혁신도시 내의 중구 교동 139 일원 3만2020m²다. 시가 2019년 중구로부터 공공청사 용도로 301억 원에 사들인 땅이다. 당초 중구는 구청을 이전하기로 하고 이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매입했다. 그러나 중구는 열악한 재정으로 토지대금을 납부하기 어렵다며 시에 부지 매입을 요청했다.

울산시가 중구 혁신도시에 제2청사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울산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사 신축이 타당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현재의 울산시청사.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중구 혁신도시에 제2청사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울산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사 신축이 타당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현재의 울산시청사. 울산시 제공
시의 제2청사 건립 추진은 기존 청사로는 행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2월 기준 시 공무원 정원은 3238명으로 4년 전인 2016년 12월 2644명보다 594명 증가했다. 공무원 정원에서 제외되는 시간 선택제 공무원 21명을 포함하면 615명까지 늘어난다. 같은 기간 조직은 50개 부서 206개 담당에서 60개 부서 245개 담당으로 늘었다.

2018년 6월 284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2별관을 건립했지만 태화강국가정원과와 생태정원과 등 6개 과는 민간 건물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또 자치경찰제가 시행되고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시의회 인력(보좌관 등)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청사 부족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게 시의 분석이다.

제2청사 신축에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울산의 인구는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2000∼2015년에는 매년 0.11%씩 순유입됐다. 하지만 2016∼2019년에는 순유출 비율이 0.9%로 인구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인구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전입자는 13만6112명, 전출자는 14만9696명으로 총 1만3584명의 인구가 순유출돼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출이 가장 높았다. 울산의 총인구도 2015년 12월 119만9717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해 지난달 현재 113만5370명으로 5.34% 줄었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울산 남갑)은 “울산의 인구는 2037년까지 전체 인구의 약 10%인 10만 명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문기관은 예상하고 있다”며 “제2청사 신축 추진에 앞서 방만한 기존 공무원 조직의 슬림화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청사#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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