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400명대를 유지했다. 증가세가 다소 꺾이긴 했지만, 진단 검사 숫자가 줄어든 주말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 우려는 여전하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1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16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30명 감소한 규모다. 다만, 이날 0시 기준 진단 검사 수는 4만2689건으로 전날 8만1975건에 비해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특히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익명으로 실시된 2만1980건의 검사에서 5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수도권에서 여전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수도권 전체 확진자가 311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5명 중 1명은 숨은 감염자였던 셈이다.
최근 1주일 신규 확진자도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수준으로 확산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성급한 기대로 판단된다.
특히 병원과 공장, 유치원 등 시설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활공간에서 집단감염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용산구 소재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는 지속적으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은평구 소재 요양 시설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 남양주 플라스틱 공장에서는 11명, 용인 기흥 요양원·어린이집 11명, 용인 운동선수 11명, 성남 춤 무도장 9명 등 일상 감염도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확진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귀성객과 여행객의 밀접 접촉 상황이 아직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지금 대형 병원과 수도권 공장 등 지역 내 집단감염이 나온 것이고, 설 연휴 감염 상황은 다음 주에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역당국의 전망도 다르지 않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추석 때보다 이번 설 연휴 이후 명절 모임으로 인한 감염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도 우려스럽다. 지난 17일 이후 변이 바이러스 감염은 20건이 확인됐는데, 이로 인해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총 119명까지 늘었다. 문제는 늘어난 20건 중 10건은 지역사회 집단 전파 사례였다는 점이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는 등 환경적 요인이 변하고 있는데도 전파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는 것도 바이러스의 변이와 진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완화와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유행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며 “마스크를 벗게 되는 장소나 모임은 가급적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도 긴장 완화에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당분간 확산세를 줄이는 데는 큰 영향을 주진 못할 전망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답답한 마스크 착용과 사적 모임 자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인구의 10%가 접종을 하니까 확산세가 조금 꺾이는 것 같고, 영국은 접종 비율 20%에서 확산세가 꺾였다”며 “이스라엘은 인구의 40%가 맞으니까 감염자 수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고 했다.
즉, 인구의 2%가량이 우선 접종을 시작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경계심을 늦출 단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권 1차장은 “정부는 예방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모의훈련을 진행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 이후 준비가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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