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휴일인 21일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단계를 높이고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5시 45분 경북 안동·예천과 경남 하동, 충북 영동 등 4개 지역에 대해 산불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불이 난 건 이날 오후 3시 20분경.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헬기와 소방차 등을 동원해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산불이 주변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경남·대구·울산·창원·충남·대전·부산 소방당국의 산불화재 진압 인력 5%를 동원하기로 한 것이다.
안동시는 민가 피해가 우려되는 임동면 망천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 임동면사무소 인근 수곡교 일대 국도 34호선을 통제하고 고속도로나 다른 도로로 우회할 것을 안내했다.
오후 4시 12분경에는 예천군 감천면 증거리 야산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19대와 헬기 3대를 투입했다. 하지만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자 예천군은 주민 대피령과 함께 불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방어선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후 2시 41분경에는 지리산 자락인 하동군 악양면 미점마을 뒤 구재봉(해발 773m) 4부 능선에서 불이 났다. 오후 8시 현재 임야 5ha를 태우고 계속 번지고 있다. 산불이 난 구재봉은 넓은 들판으로 유명한 악양면 평사리 동쪽이며 섬진강과도 가깝고 자연휴양림과 활공장 등이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하동군은 산림청과 경남도 소속 헬기 14대와 산불전문 진화대, 공무원 600여 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이 인근 마을로 번질 것에 대비해 악양면 미점리와 축지리, 먹점마을 등지의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하동군 관계자는 “오후 7시 현재 큰 불길은 잡혔다. 건조한데다 바람이 있어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도와 하동군은 일몰에 맞춰 소방헬기를 철수시키고 전문 진화대가 확산을 막도록 했다. 산림당국은 22일 날이 밝으면 마무리 진화작업을 다시 벌일 예정이다.
앞서 20일 오후 3시 50분경 강원 정선군 여량면 구절리 야산 3부 능선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틀 동안 12㏊(잠정집계)의 산림을 태우고 약 18시간 만인 다음 날 오전 9시 40분경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헬기 14대와 42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불은 초속 6.2m의 강풍을 타고 산 정상 쪽으로 확산됐고 지형이 급경사인데다 강풍이 불어 진화에 애를 먹었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민가 인근 농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목격자 진술과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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