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발표하지 말라고 요청했는데도 휴일인 7일 인사 발표를 강행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0일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과 함께 등산을 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엔 박 장관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패딩 점퍼를 입고 산봉우리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초 정치권과 검찰에선 이번 주말 박 장관과 신 수석의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하고 있었지만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이 휴가를 낸 첫날인 18일 박 장관은 기자들에게 “얼마든지 (신 수석과 만날 의향이) 있다”며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재인 대통령의 좋은 보좌를 우리가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신 수석을 주말 내내 접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이 이 같은 글을 쓴 시점과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박 장관은 평소 주말에 지역구인 대전 일정을 챙기거나 등산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박 장관이 공교롭게도 신 수석이 자신과의 갈등으로 인해 사의를 표명하고 휴가를 떠난 주말에 이처럼 글을 쓴 것이다.
박 장관은 지난달 28일 장관 취임 후 이날 글을 포함해 총 9개의 글을 썼는데, 입춘과 설 연휴에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한 총 2번의 덕담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신의 장관직 수행에 관한 것이었다. 또 ‘지치지 않게! 기운을 차려서’라는 문구는 최근 논란에 휩싸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힘을 내자는 차원에서 한 말 아니냐는 해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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