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택시비 안내고 튄 손님” 얼굴사진 인터넷에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4일 03시 00분


명예훼손-초상권 침해 논란도

“딱 1분만 기다려 주시면 돼요. 도망 안 가요. 빨리 갔다 올게요.”

2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앞. 택시 안에서 승객이 운전사에게 계속 사정했다. 수중에 현금이 없으니 집에서 얼른 가져와 요금을 치르겠다는 호소였다. 결국 운전사는 이 남성을 믿고 택시에서 내리게 해줬으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사라졌던 승객의 얼굴은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자신을 택시운전사의 아들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택시요금 안 내고 튄 거지’라는 제목으로 남성이 택시에서 내리기 직전의 상황이 담겨있는 블랙박스 영상을 온라인에 띄워 버렸다. 모자이크 처리도 하지 않아 남성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됐다.

글쓴이는 “2만 원도 안 되는 돈을 아끼려고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뻔뻔하게 말을 바꾸면서 전화도 꺼놓거나 받지 않았다”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온 가족이 상처를 입었기에 얼굴을 올렸다”고 했다. 온라인에선 운전사에 대한 안타까움과 승객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자칫 글쓴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변호사는 “승객이 잘못했더라도 개인 신상을 함부로 유포하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거나 초상권 침해로 금전적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택시비#얼굴사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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