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제주에서 방류된 어린 푸른바다거북이 고향인 베트남 동쪽 해안까지 3847km를 헤엄쳐 정착했다. 국내에서 인공적으로 태어난 푸른바다거북이 베트남까지 이동한 경로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해양수산부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이 푸른바다거북은 2017년 인공 증식을 통해 태어난 4살짜리 어린 푸른바다거북이다. 이름은 ‘KOR0139’. 한국에서 방류된 139번째 바다거북이라는 뜻이다.
푸른바다거북의 주 산란지는 베트남 등 동남아 해안이다. 이곳에서 태어나 먹이를 찾아 국내까지 이동한다. 성체가 되면 산란을 위해 바다 냄새나 수온 등 기억에 의존해 동남아 해안으로 돌아간다. 국내에서 태어난 KOR0139는 이런 기억이 없는데도 본능적으로 ‘고향’을 찾아간 것.
이런 사실은 지난해 9월 KOR0139 방류 당시 등껍질에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달아 이동경로를 관찰한 결과 나타났다. 2018년에도 국내에서 방류된 푸른바다거북이 베트남까지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이는 국내에서 구조된 성체 바다거북이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국내에서 인공 증식된 바다거북도 적절한 서식지를 찾아 이동한다는 점을 보여준 첫 사례로 매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푸른바다거북 등 바다거북 7종은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해수부는 바다거북의 개체 수 회복을 위해 다친 바다거북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것은 물론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협력해 인공 증식한 바다거북을 방류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 바다거북은 총 104마리에 이른다. 이 중 15마리에는 인공위성 추적장치가 달려 있다. 이들의 이동경로는 ‘해양생명자원 통합정보시스템(gis.mbris.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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