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25일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이날 이모 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제307조 1항에 대해 재판관 5 대 4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재의 첫 판단이다. 다만 재판관 4인은 사생활에 해당하지 않는 사실을 적시한 때는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 처벌해선 안 된다며 ‘일부 위헌’ 의견을 냈다. 위헌 결정이 나려면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위헌으로 판단해야 한다.
헌재는 “오늘날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명예훼손 표현의 전파가 빨라지고 파급 효과가 광범위해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며 “명예는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입법 목적과 수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반대 의견을 낸 유남석 헌재 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권력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비판이 위축될 수 있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명예는 허명(헛된 명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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