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개학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등교수업이 늘어나고 실시간 쌍방향수업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교육계를 달궜던 ‘학습격차’ 문제가 완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특수학교 등은 오는 2일 개학을 맞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학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지난해와 달리 교육부는 일찌감치 감염병 확산세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신학기 학사일정을 시작한다고 못박은 바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여파가 지속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올해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날을 최대한 늘려 학습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유치원생과 초1~2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 2단계까지 매일 등교가 가능하다. 2단계까지 학교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다른 학년의 등교수업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특수학교(급)는 거리두기 2.5단계까지 밀집도 기준 적용 여부를 학교가 자율 결정한다.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돼도 1대1 또는 1대2로 소규모 대면수업을 할 수 있다.
고등학교는 지난해처럼 대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고3은 매일 등교하고 나머지 학년은 등교·원격수업을 병행한다.
거리두기 2.5단계까지 전면 등교할 수 있는 ‘소규모학교’ 범위도 기존 ‘300명 내외’에서 ‘300명 초과 400명 이하 학교 가운데 평균 학급당 학생 수 25명 이하’로 확대했다.
교육계에서는 등교수업 확대가 학습격차 완화를 위한 선결 과제로 지목됐던 만큼 올해는 학교의 교육활동이 강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학습격차 문제가 가장 심각했는데 거리두기 2단계까지 매일 등교할 수 있게 됐고 소규모학교 기준도 완화돼 초·중·고등학교에서 전반적으로 등교가 확대됐다”며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강화되는 만큼 학습격차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도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교수업의 효과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교사들의 공통 의견”이라며 “감염병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학습격차 완화를 위해서는 등교 확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10월27~11월2일 조사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0년 2학기 원격수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의 62.8%, 교사의 68.4%가 원격수업 시행 이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인식했다.
특히 학부모의 경우 전체의 57.7%만 원격수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원격수업을 활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28.4%만 ‘그렇다’고 답변했다. 원격수업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지난해 내내 끊이지 않았다.
교육부는 올해 쌍방향수업의 비중을 더 높인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1학기 원격수업은 쌍방향수업을 원칙으로 운영한다고 발표하고 울산시교육청도 초등학교는 하루 1회 이상, 중·고등학교는 교과별 주1회 이상 쌍방향수업을 의무화하는 등 시·도 교육청들도 원격수업 질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습격차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등교수업·쌍방향수업 확대와 함께 체계적인 기초학력 진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와 비대면수업으로 학습격차 확대가 심화하고 있는 데도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는 ‘깜깜이’인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정부와 시·도 교육청들은 객관적인 진단·평가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도 “신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이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인지부터 점검해야 할 것”이라며 “기초학력 진단을 교사 자율에 맡길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객관적 진단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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