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전 2시 반경 부산 해운대구 좌동지구대. 술에 취한 30대 A 씨가 횡설수설했다. A 씨를 조사하던 경찰은 ‘금고’라는 말을 들으며 뭔가 수상한 기분을 느꼈다. ‘혹시’ 하는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했고, 얼마 전 서울 강남구에서 벌어진 ‘1억 원 상당의 금고 절도 사건’과 A 씨가 연관돼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A 씨의 신원을 강남경찰서에 보냈다.
의심은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A 씨가 강남경찰서에서 쫓고 있던 용의자와 신원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시간 반 전인 오전 1시경. 해운대구 좌동 한 사거리에서 ‘차 한 대가 비틀거리며 행인들을 위협한다’는 신고가 112로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고, A 씨는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A 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5시경 강남의 한 헬스클럽에서 수표와 현금 등 약 1억 원이 들어 있는 금고와 골프용품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 뒤 부산으로 도주해 해운대구의 유흥주점에서 빼돌린 현금의 상당수를 탕진했다. 심지어 이 술집을 찾은 다른 손님들에게 자신이 술값을 계산하겠다며 이른바 ‘골든벨’을 울렸다. 이 모습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자랑하기도 했다. 경찰은 2일 A 씨에 대해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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