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제야 뵙네요”…‘코로나 생이별’ 요양병원 면회 재개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9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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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이유로 비접촉 면회 제한했던 곳도 허용해야
별도 공간서 칸막이 설치…접촉·음식 섭취 등 불가
임종·중환자 보호자는 PCR음성 확인시 대면 면회도

#. 9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강남요양병원에서 지난 추석 이후 6개월 만에 어머니 A(90·여)씨와 딸·아들 며느리 등 다섯 명이 모였다. 비록 비닐 벽 때문에 떨어져 있었지만 A씨와 자녀들은 모처럼 정을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재회 기념으로 가족 사진 촬영도 진행했다. 20여 분 동안의 면회가 끝나고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들어갈 때까지 서로 연신 손을 흔들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면회가 제한됐던 모든 요양병원·시설에서 면회가 이날부터 가능해졌다. 방역을 이유로 비접촉 면회까지 제한했던 곳에서도 면회 기회가 허용됐다.

임종을 앞둔 환자나 입소자, 중증 환자 등의 보호자는 24시간 이내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에 한해 접촉 면회가 허용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런 내용의 ‘요양병원·시설 면회기준 개선방안’이 실시된다.

요양병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하, 요양시설은 2.5단계 이하일 때 비접촉 면회가 가능했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비접촉 면회도 제한됐다.

그러나 일부 기관은 방역을 이유로 비접촉 면회도 제한하면서 환자와 가족의 불만과 고충이 커졌다. 또 면회 제한으로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하면서 환자 인권 침해 등의 우려도 지속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환기가 잘 되는 별도 공간에서 비접촉 면회를 허용하기로 했다. 요양병원·시설은 비접촉 면회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칸막이 등을 설치하고,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정부는 사전예약제, 면회객 발열·호흡기 증상 확인, 신체 접촉 및 음식 섭취 불가 등 구체적인 방역수칙과 운영방안을 만들어 시행한다.

환자·입소자가 임종을 앞둔 경우, 의식불명이거나 그에 준하는 중증 환자일 경우, 그 밖에 주치의가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면회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 등에 한해 접촉 면회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단, 접촉 면회를 하러 온 면회객은 KF94 또는 N95 마스크, 일회용 방수성 긴 팔 가운, 일회용 장갑, 고글 또는 안면 보호구, 신발 커버 등 개인 보호구를 1인실 또는 별도의 독립된 공간에서 착용해야 한다.

면회객은 면회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받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음을 알려주는 통보 문자나 음성확인서를 제출하거나, 현장에서 실시한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돼야 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1주간 신고된 신규 확진자 2738명 중 병원·요양시설에서 감염된 확진자는 124명(4.5%)이다.

병원·요양병원에서 감염된 확진자 비율은 지난달 14~20일 13.0%까지 증가했지만, 지난달 21~27일 8.8%, 지난주 4.5%로 감소 추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1일 요양병원, 정신병원, 노인요양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정신요양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종사자 퇴근 후 사적 모임 금지 ▲방역관리자 지정 ▲주기적인 선제 검사 ▲입원·입소·종사자 증상 확인 등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정부는 이를 어긴 기관에 손실 보상 제한, 건강보험급여 삭감, 손해 발생에 따른 배상 청구 등을 조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는 모든 감염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1주마다 선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시행 초기에는 수도권 1주, 비수도권 2주 단위로 진행했지만, 방역 강화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매주 선제 검사를 하도록 했다.

지난달 26일부턴 전국 요양병원·시설, 노인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종사자 29만여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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