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가 코로나 백신은 선택사항이니 병원과 해결하라 무책임 답변"
백신 접종 후 신고된 이상반응 4851건
백신접종 전 질환 발병률과 접종 후 발병률 따져 인과관계 살펴
기저질환이 없는 20대 남성 A씨의 가족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주사를 맞고 척수염이 발생했다”며 정확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 인정 및 보상이 정말로 가능한지 의구심이 듭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A씨의 가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사촌동생이 아스트라제트카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세로 입원 중”이라며 “정부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며 안전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그러나 백신 접종 후 이상증세를 직접 겪어보니 과연 정부가 정말로 부작용 사례에 대해 인과관계를 인정해 줄 의향이 있는지 의문이 들어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촌 동생은 20대 중반의 건강한 남성으로 평소 기저질환이 전혀 없고 코로나 백신 접종 한 달 전 건강검진에서도 건강상 특이사항이 전혀 없었다”며 “지난 4일 오후 12시 근무하는 병원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당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10여 차례의 구토와 발열로 인근 병원 응급실로 갔다가 5일 중환자실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정신이 혼미하고 70~80%의 심한 근력 손상 등 증세가 점점 심해졌다”며 “병원측은 면역 계통 부작용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의학적으로 봤을 때 뇌나 척수쪽 병증이 의심된다며 뇌척수액 검사후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나 면역글로블린 투여가 시급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 6일 담당 교수가 척수에 병증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부터 해당 병증이 있었을 확률이 높다며 코로나 백신과의 인과 관계를 단호히 부정했다”며 “원래부터 장애가 있었던 환자로 취급하고 산정특례를 권유하고 8일 퇴원 가능하다는 전혀 상반된 2차 소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7일 오전에는 사촌 동생의 상태가 호전돼 보였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걸을 수 없는 상태였고 오후부터는 다시 고열과 잦은 구토를 보였다”며 “8일에도 여전히 걸을 수 없는 상황으로 다시 각종 검사를 받았지만 병원측에서는 코로나 백신과는 관계없는 허리디스크 증상이라는 가족들이 납득할 수 없는 소견을 말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해당 문제에 대해 질병관리청 콜센터와 통화하니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선택사항으로 본인이 선택해 접종한 것이고 해당 문제에 대해 도움 줄 수 있는게 전혀 없으니 병원과 해결하라는 무책임한 안내를 받았다”며 “관할 보건소에서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 보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상증상이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이라는 인과관계를 진단해 줬을 경우에 한해 진단서 등 필요 서류를 갖춰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의료업종 종사자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근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택사항이라는 안내는 가족 입장에서 굉장히 불쾌한 응대”라며 “척수염 등이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병이라고 해도 20대 중반의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남성이 왜 하필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에 기막힌 우연으로 척수염이 생길 가능성이 얼마나 되냐”고 질의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이상 증상 이라도 원래 있던 질병으로 취급하거나 기막힌 우연에 의한 질병으로 결론 내리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가족들은 그냥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거냐”며 “정말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상에 대해 인과관계를 인정해줄 의향이 조금이라도 있는 건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만 하지 말고 부작용 대한 인정과 보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묻고 싶다”고 질의했다.
10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누적 접종자는 44만6941명이다. 9일 하루 신규 접종자는 6만662명이다. 국내 인구(5182만5932명·올해 1월 주민등록 인구) 대비 접종률은 0.86% 수준이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9일 0시 기준 총 4851건이다. 사망사고는 13건 신고됐다. 누적 접종자 대비 이상반응 신고 비율은 1.26% 정도다. 벡신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는 4821명으로 아나필락시스 의심 43건, 중증 의심사례 5건, 사망 13건 등이다. 화이자는 30명이 이상반응을 신고했으며 모두 경미한 사례다.
백신 접종 후 우려되는 이상반응은 횡단성 척수염, 아나필락시스, 안면신경마비, 전신홍반성 루푸스, 길랑바레 증후군 등 기존의 독감백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척수염(횡단성 척수염)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 과정에서도 발생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조사에서 백신 접종과는 관련이 없다고 결론이 났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과 백신과의 인과관계는 같은 장소, 같은 백신을 접종한 다른 이들에게서 이상반응이 발생했는지, 접종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보고 판단한다. 또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이상반응으로 거론되는 질환들이 자연 발생률보다 더 많은지를 따져보게 된다.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이 나타나더라도 자연 발생률 수치 기준보다 발생 빈도가 높지 않으면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의심 질환이 발생했을 때 백신과 인과 관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던 시기의 발생보다 접종 뒤 질환의 발생률이 늘었는지 관찰하는 방법이 적합하다”며 “만약 백신의 이상반응으로 의심되는 사례의 신고 건수나 월별 발생율이 예측 범위 안 이라면 이는 백신의 이상반응보다는 자연적인 발생으로 백신과 인과관계가 없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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