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분야는 사회 변화에 대한 반응속도가 낮은 편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짧은 기간에도 교육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는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고등교육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은 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일자리 형태가 바뀌고 있다. 이미 구글과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등 세계 최정상 기업이 대학 졸업 여부와 상관없이 직무 전문성과 관련 경험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 첨단 분야는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개별 대학에서는 교육 콘텐츠, 전문교수 인력, 실험실습 장비 등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해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첨단 분야 교육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학생을 가르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과제인 우수 교원 채용은 더욱 어렵다.
한 대학에서 모든 분야의 교수를 채용하는 건 어렵다. 그렇다면 ‘공유대학’ 개념을 도입하면 어떨까.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됐다. 물리적 거리에 관계없이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수업이 가능해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업체 대학이 연계해 AI와 같은 신기술 분야 교육의 내용, 방법, 환경 변화에 함께 대응하는 ‘공유대학’ 공동체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전국 단위나 권역별, 분야별로 주관대학과 참여대학이 상생하고,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는 고등교육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공유대학 체제에서는 지역 간, 대학 간 역량 편차도 해소할 수 있다. 급변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한적인 자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개별 대학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분야별로 우수한 교수 자원을 보유한 주관대학과 참여대학, 산업체와 연구기관이 ‘공유대학’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고등교육 공동체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
“격변기에 있어 최대 위험은 격변기 자체가 아니라 과거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한 말이다. 격변기인 코로나19 상황에서 고등교육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은 모두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