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만만한’ 대학원생은 등록금 ‘인상’…학부는 ‘동결’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11일 14시 08분


지난 1월26일 전북 소재 한 대학에서 우산을 쓴 학생들이 교정을 걷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지난 1월26일 전북 소재 한 대학에서 우산을 쓴 학생들이 교정을 걷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대부분 대학에서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지만 지방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대학원 등록금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올라온 서울 주요 15개 대학과 지방거점국립대 9개 대학의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원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총 8개교로 파악됐다.

대학원 등록금 인상은 주로 지방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9개교 중 부산대·경상대·전남대·전북대·충남대·충북대 등 6개교가 2021학년도 대학원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인상률은 부산대 0.6%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1.2%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고시한 올해 등록금 법정 최대 인상 한도는 1.2%다. 부산대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은 최대치로 등록금을 올린 셈이다.

부산대는 당초 대학원 등록금을 1.2%로 인상할 계획이었다. 대학원생 총학생회에서 반발이 커지자 일반대학원만 절반 수준인 0.6% 인상하기로 결정됐다. 전문대학원과 특수대학원은 1.2% 올리기로 했다.

서울대도 학부와 대학원 등록금 1.2% 인상 계획을 밝혔다가 올해 초 학생들 반발에 막혀 동결 결정으로 돌아선 바 있다. 서울대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 확충 등을 등록금 인상안 제시 이유로 꼽았다.

서울 소재 대학 중 대학원 등록금 인상에 나선 학교는 한국외대와 성균관대 등 2개교로 인상률은 각각 1.2%와 1.0%다. 성균관대 같은 경우 2020학년도에도 1.5% 올린 데 이어 2년째 인상 흐름을 보였다.

서울 소재 주요 15개 대학과 지방거점국립대 9개 모두 올해 학부 등록금은 동결했다. 대다수 대학이 학부 등록금 인상 필요성을 나타냈지만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것을 우려해 동결을 결정했다.

지방거점국립대들은 재정여건 악화로 경쟁력이 약화해 대학원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전북대도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경상적 경비 증가로 교육 및 연구 질 제고 등을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신입생은 반값등록금을 추진하고 대학원 진학률과 취업률 향상에 따라 지원을 늘리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당장 개인이 내는 등록금이 인상되도 추후 혜택으로 돌아갈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학교 측 주장이다.

한 지방거점국립대 관계자는 “물가상승이나 인건비 인상 등으로 각종 비용은 증가하는데 수입은 그대로다”면서 “비용 인상폭만큼 등록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원생이 학부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발이 적어 등록금 인상을 관행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학원 등록금 같은 경우 국가장학금Ⅱ 유형과 관계가 없어 인상 부담이 덜한 면도 있다.

실제로 전년도인 2020학년도에도 대학원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서울 4개교(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홍익대)와 지방거점국립대 6개교(경북대·부산대·경상대·전남대·충남대·충북대) 등 총 10개교로 올해보다 많았다.

부산대 대학원생 학생위원은 올해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대학원생이 학교로부터 소외당했다고 느끼며 이는 학부에도 전달된다”면서 “정당한 대학원 지원 확대를 제시하고 (등록금 인상을) 납득시켜야한다”고 밝혔다.

올해 같은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등록금 반환 요구에 더해 동결 분위기가 뚜렷했지만 지방거점국립대는 대학원 인상 대학 수가 6개교로 전년도와 같았다.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정책위원장은 “학부는 원격수업으로 수업의 질 하락 등 비판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저항이 어려운 대학원생 등록금을 올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대학원은 총학생회의 활력도 학부에 비해 많이 떨어져서 대학 측에서 등록금을 올리자고 하면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다”면서 “대학에서 대학원생의 여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점을 활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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