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척’가사 바꿔 금연송 수업… “금연 금연 짱”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2일 03시 00분


[담배 이제는 OUT!]서울 전동중 온·오프라인 금연교육

지난해 7월 서울 동대문구 전동중에서 열린 흡연예방 포스터 전시회에서 한 학생이 ‘담배 피면 폐가망신’이라고 적힌 포스터에 투표하고 있다. 서울 전동중 제공
지난해 7월 서울 동대문구 전동중에서 열린 흡연예방 포스터 전시회에서 한 학생이 ‘담배 피면 폐가망신’이라고 적힌 포스터에 투표하고 있다. 서울 전동중 제공
“금연 금연 짱, 건강하고 매력이 넘쳐.”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 전동중학교에서는 음악시간마다 ‘금연송’이 울려 퍼졌다. 가수 홍진영의 ‘엄지 척’을 학생들이 금연과 관련된 가사로 바꾼 것이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을 통해 원곡 가사를 바꾸는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등교 후에는 자신들이 개사한 곡으로 노래를 불러 수행평가 점수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금연교육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한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2019년 발표한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1∼고3 청소년 흡연율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9.2%였던 청소년 흡연율은 2016년 6.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17년 6.4%를 거쳐 2018년, 2019년 각각 6.7%를 나타냈다. 특히 여학생 흡연율은 2017년 3.1%에서 2019년 3.8%로 뛰어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컸다. 지난해 학생 흡연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아직 분석이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금연교육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금연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금연교육 사업대상 1352개 학교 중 총 555개교가 사업예산 일부 또는 전액을 반납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는 상황에서 금연교육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게 되면서 청소년들이 담배를 접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전동중은 지난해 일반 교과목과 연계하는 ‘온라인 금연교육’을 시행했다. 지난해 2월 교직원 회의를 통해 금연예방 교육을 할 교과목을 공모했다. 1학년 영어 교과는 ‘금연 영어 문구 만들기’, 음악은 ‘금연송 개사하기’를 실시했다. 중1은 자유학년제를 실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업 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했다.

미술시간에는 흡연예방 포스터를 제작했다. 과학 과목은 2학년을 대상으로 ‘인체의 호흡’ 시간에 금연교육을 했다. 흡연이 폐에 미치는 영향을 4컷 만화로 그리는 식이었다. 이렇게 정규 수업시간에 금연교육을 실시할 경우 학생들이 상품이나 간식 등을 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학교의 지원도 이뤄졌다.

이인혜 전동중 생활부장교사는 “코로나19 시기에 방역 외 다른 활동을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흡연의 유혹에 빠지는 학생이 생겨선 안 된다고 생각해 적극적인 금연교육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엄지척#금연송#금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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