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LH간부, 투기의혹 ‘선생님’과 근무한적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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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간부 숨진 채 발견… “국민들에 죄송” 유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북지역본부장을 지낸 간부가 1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LH 본부장급 전문위원인 A 씨(56)가 화단에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자료 등을 토대로 A 씨가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A 씨의 집에서는 A 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컴퓨터로 작성된 이 문서에는 “2018∼2019년 (LH)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를 받는 LH 직원의 구체적인 이름이 등장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LH간부, 투기의혹 ‘선생님’과 근무한적 있어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정부합동조사단이 11일 투기 의혹 대상자로 발표한 LH 직원 20명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1989년 LH에 입사한 A 씨는 2018∼2019년 전북지역본부장을 지냈다. 경찰의 수사를 받는 13명 중 3명과 전북지역본부에서 근무한 시기가 겹친다. 다른 3명과는 경기지역본부 등에서 같은 시기(2015, 2017년) 근무했다. A 씨는 전문위원이 된 뒤로는 대토 보상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중인 LH 직원 13명 중 3명이 A 씨와 같은 기간 전북지역본부에서 근무했다. 2018년 2월 광명시 노온사동에 992m² 크기 토지를 공동 매입한 B 씨, 2019년 6월 시흥시 과림동에 3996m² 크기 농지를 공동 매입한 C 씨, 2019년 12월 광명시 노온사동에 4298m²의 임야를 매입한 D 씨다. A 씨는 2015년에는 경기지역본부 주거복지사업처장, 2017년에는 총무고객처장으로 일했다. ‘선생님’으로 불리며 광명·시흥지구 안팎에서 10개 필지를 매입한 E 씨와 두 번 모두 같은 부서에서 일한 것이다.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는 전국 시도경찰청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100여 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3기 신도시 외에 LH가 관여한 개발 사업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권기범 kaki@donga.com·김태성 / 성남=이경진 기자
#lh간부#유서#숨진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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