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프로파일러 투입 ‘구미 여아 친모’ 입열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5일 03시 00분


단서 쥔 친모 계속 범행 부인
주변 남성 2명 DNA 달라 친부 아냐… 남편 “아내 임신-출산 몰랐다” 진술
사라진 또다른 여아 행방도 묘연… 경찰, 최근 변사 영아사건 재조사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로 알려진 A 씨(가운데)가 11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김천=뉴시스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로 알려진 A 씨(가운데)가 11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김천=뉴시스
경북 구미 3세 여자아이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범행 실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전자(DNA) 검사를 통한 친부 찾기가 여전히 쉽지 않은 가운데 신생아 바꿔치기로 사라진 것으로 드러난 또 다른 여자아이의 행방도 아직 묘연한 상황이다.

14일 경북경찰청과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8일부터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사망한 아이의 친모인 A 씨(48)의 심리적 안정을 살피면서 조사를 지속하고 있지만 A 씨가 계속 범행을 부인해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의 딸(22)이 2018년 3월 8일 아이를 낳았으며 A 씨는 이보다 조금 앞선 시점에 출산한 것으로 파악했다. 딸은 구미지역 산부인과 병원에서 출산한 기록이 있지만 A 씨는 출산 관련 자료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민간 산파와 위탁모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의 남편은 아내의 임신과 출산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앞서 경찰은 남편이 숨진 3세 여자아이의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DNA 검사에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이 같이 살았지만 애정이 돈독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임신을 몰랐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딸이 낳은 또 다른 3세 여자아이를 찾는 데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A 씨가 2018년 초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딸의 아이와 바꾸는 ‘신생아 바꿔치기’를 하면서 딸의 아이는 사라진 상태다. 경찰은 해당 아동이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최근 2년간 변사체로 발견된 영아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자신의 아이를 딸에게 맡기면서 딸이 낳은 아이는 유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숨진 아이의 친부와 범행을 공모했을 수 있다고 보고 A 씨의 내연남 2명을 상대로도 DNA 검사를 했지만 친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피해 아동의 친부일 가능성이 있는 남성을 추가로 찾아 DNA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신생아 바꿔치기를 하지 않았고 딸도 낳은 적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자아이의 생전 얼굴이 공개되자 경찰의 엄정한 수사와 피의자 엄벌을 촉구했다. 한 지상파 방송사는 13일 유튜브 채널에 ‘구미 3세 여아 사건 제보를 기다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태어나 얼마 되지 않은 모습과 잠자리에 누워 있거나 먹을 것을 손에 쥔 사진들이다.

해당 영상에는 ‘눈빛이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나고…다음 생엔 좋은 부모에게 사랑받는 아이로 태어나라’ ‘부모 잘 만났으면 너무도 건강하고 예쁘게 자랐을 아이들이 계속 희생되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구미=장영훈 jang@donga.com·명민준 기자
#구미여아친모#경찰#프로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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