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A고는 2019년 1학년 학급 수가 6개로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그해 신입생이 감소한 탓이다. 올해부터는 1∼3학년 모두 6개 학급으로 구성되면서 전체 18개 학급이 됐다. 1986년 인가 당시 배정받았던 36개 학급에서 정확히 절반으로 줄었다. 한때 60명이던 학급당 학생 수는 현재 22명이다. 서울시교육청 배치지표(26명)보다 적다. 학급 감소로 빈 교실은 자습실, 댄스반, 소통반 등으로 운영 중이다.
14일 학교정보 공시사이트인 ‘학교알리미’와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 일반고(205곳) 1학년의 평균 학급 수는 2018년 10.06개에서 올해 9.64개로 줄었다. 특히 교육당국이 원활한 학교 운영의 최소 기준으로 보는 ‘학년당 8학급’조차 구성하지 못하는 곳이 급증하고 있다. 신입생 학급 수가 8개 미만인 곳은 2018년 9.3%(19곳)에서 올해 18.5%(38곳)다. 6개에 불과한 고교도 올해 7곳이나 된다.
보통 고교 교사는 1주일에 16시간 수업한다. 8학급 이상이 돼야 교사 1명이 한 학년을 맡아 가르친다. 그보다 적으면 교사 1명이 두 학년 수업을 맡아야 한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여러 학년을 맡으면 수업 준비와 시험 출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A고 교장은 “고교의 경우 학급당 약 1.9명 비율로 서울시교육청이 교사를 배정한다”며 “여러 선택과목을 골고루 운영하려면 학년당 8학급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급 수 감축으로 교사가 줄어들면 각종 행정업무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용산구 B고 교장은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 행정업무의 양은 큰 차이가 없다”며 “당장 방역지도 같은 업무의 교대 주기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학급 수가 적은 고교에 대한 진학 기피 현상도 나타난다. 등급별 비율은 동일하지만 학생 수가 적으면 내신성적을 받는 게 어렵다는 우려 탓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에는 “왜 학급 수를 줄이느냐”는 민원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1학년 한 학급을 줄이면 앞으로 3년에 걸쳐 3개 학급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학생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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