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계속되면 국내 야생 동식물 336종 멸종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6일 03시 00분


국립생태원, 자료집 발간… “21세기 말 습지 26% 소멸”

지금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21세기 말에 국내 야생 동식물의 6%가 멸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가뭄이 잦아지면서 이 시기에 국내 습지의 26%가 소멸할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 생태계 피해를 예측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5∼2020년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동물 5700여 종과 내륙습지 2500개 지역, 수생태계 담수지역 800곳, 갯벌 162개와 산림 6만 km²를 대상으로 연구한 자료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를 2017년 수준으로 계속 배출할 경우 21세기 말 한반도 기온은 1880년 대비 평균 4.5도 이상 오른다. 이렇게 되면 국내 야생 동식물 중 336종(6%)이 멸종위기에 처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평균 기온이 2.9도 오르면 61종이 소멸할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구슬다슬기, 참재첩 등 서식지 이동이 쉽지 않은 담수생태계 동물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기온 상승에 따라 뉴트리아, 큰입배스 등 외래종이 기존 남부지방에서 중부지방까지 출몰해 습지 피해 등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로 잦은 가뭄이 발생해 습지가 소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예측치대로 21세기 말 기온이 19세기 말 대비 4.5도 오를 경우 국내 습지의 26%인 657곳이 소멸 위험에 처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 같은 기간 기온 상승이 2.9도에 그치면 22곳만 없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무제치늪, 대암산 용늪 등 산지 습지가 먼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산지 습지는 탄소 저장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소멸할 경우 해당 지역의 탄소 배출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동식물 멸종과 습지 소멸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추가 연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탄소배출#야생 동식물#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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