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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미 3세아 수사 경찰 ‘빈손’으로 검찰 송치…‘신상공개’ 타이밍 놓쳐
뉴스1
업데이트
2021-03-16 16:34
2021년 3월 16일 16시 34분
입력
2021-03-16 16:31
2021년 3월 16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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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15일 구미 3세아 ‘친모’ 외할머니 얼굴을 공개하며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것이 알고싶다 페이스북 갈무리)2021.3.15/© 뉴스1
경북 구미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채 오는 17일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여아를 빈 집에 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김모씨(22)를, 지난 11일 여아를 약취한 혐의로 김씨의 어머니 석모씨(49)를 구속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씨가 숨진 아이의 보호 의무를 다 하지 못한 범죄행위를 입증했지만, 김씨가 아니라 석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라는 것을 확인하고도 석씨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지는 못했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석씨가 ‘바꿔치기’한 아이의 생사 여부와 행방, 이와 관련 석씨의 범죄 행위를 밝히는 것으로 압축된다.
또 바꿔치기 과정에서 딸 김씨와 김씨의 전·현 남편, 아이의 외할아버지 등의 공범 여부도 가려야 한다.
하지만 경찰이 석씨의 자백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수사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동 유기 및 실종 사건 등의 경우 필요성과 공익성 등을 따져 실익이 있다고 판단하면 공개 수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여파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돼 이듬해부터 강력범죄 피의자의 얼굴 공개 기준이 마련됐다.
이 법에서는 ‘성폭력·살인·강간·강도’ 등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에 대해 얼굴 공개가 허용되도록 하고 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신상공개 기준은 Δ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강력범죄 사건 Δ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Δ국민의 알권리 보장 Δ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이다.
하지만 석씨 모녀의 사건을 맡은 경찰은 “신상을 공개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며 이들의 신상 공개를 거부했다.
앞서 “전 남편의 아이라 보기 싫다”며 아이를 빈 집에 혼자 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석씨의 딸 김씨를 구속 수사할 때도 ‘신상 공개’ 요구가 많았지만 경찰은 공개를 거부했다.
DNA 조사 결과 외할머니 석씨가 ‘친모’로 밝혀져 전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구속되자 ‘신상 공개’ 요구가 더 컸지만 경찰은 끝내 이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이 사건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수사해 석씨와 김씨의 주변인으로부터 수사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특히 아동학대 범죄행위가 의심되는 사건에서 석씨 가족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공개 수사가 필요했다는 여론이 많다.
사라진 아이의 행방을 찾는 것이 시급한 상황에서 “경찰이 너무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구미시는 인구 42만명의 크지 않은 도시로 이웃이나 지인간 밀착도가 높아 공개 수사로 빨리 전환했더라면 더 많은 제보와 정보를 수집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경찰은 사라진 김씨의 딸 행방, 아이 바꿔치기에 공범 개입 가능성 등 주요 의혹들에 대해 아무 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오후 3시쯤 구미시 상모사곡동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져 있는 것을 석씨가 발견했다.
당시 석씨는 숨진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다.
하지만 숨진 3세 여아의 유전자(DNA) 검사 결과, 당초 엄마로 알려진 김씨의 아이가 아니라 외할머니인 석씨의 친딸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석씨는 지난 11일 구속됐다.
유전자 감식 결과에서 숨진 아이가 석씨의 친자임을 입증하고 있지만, 석씨는 “나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 딸이 낳은 아기가 맞다”며 출산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석씨가 출산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수사가 교착 상태에 빠지자 경찰은 지난 13일 3명의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석씨의 심경 변화를 유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이후 14일에는 경북경찰청 거짓말탐지 부서가 석씨를 상대로 심리생리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아이를 낳았느냐’ 등의 핵심 질문에는 ‘거짓’반응이, 일부 질문에는 석씨가 횡설수설하는 바람에 ‘판단 유보’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지난 15일 석씨의 얼굴 사진과 나이 등을 공개하고 제보를 받고 있다.
(구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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