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배추에 중국산 고춧가루로 담은 김치, 국산일까 중국산일까?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18일 12시 51분


‘우리업소의 콩은 국내산만 사용합니다’라고 표시하고 외국산 콩으로 제조한 두부를 구입해 판매한 한 두부전문 음식점(농관원 강원지원 제공) 2018.1.23
‘우리업소의 콩은 국내산만 사용합니다’라고 표시하고 외국산 콩으로 제조한 두부를 구입해 판매한 한 두부전문 음식점(농관원 강원지원 제공) 2018.1.23
# 1. 서울 중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 초 김치 원산지를 잘못 표시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에 적발됐다. 배추는 국내산, 고춧가루는 중국산을 사용했지만 김치 원산지 표시를 ‘국산’으로만 표시했기 때문이다.

# 2. 매운김치를 제조하는 충남의 한 업체는 베트남산과 국내산을 섞은 고춧가루를 사용하면서 이를 국산으로 속여 팔았다. 이렇게 판 김치 무게만 1만100kg 수준이다.

알몸 절임 영상이 공개된 이후 중국산 김치 포비아가 확산하면서 김치를 직접 담그려는 식당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원산지 표시 방법을 몰라 자칫 과태료 부과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부분이 배추 원산지만 표시하고 양념인 고춧가루 원산지는 고객들에게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8일 한 자영업자 인터넷 카페에는 ‘국산 배추에 중국산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그는데 원산지 표시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란 질문이 올라왔다.

최근 중국산 김치 포비아가 확산하면서 고객들에게 안전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직접 김치를 담그려는 식당들이 이같은 혼선을 겪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 보람동에서 보쌈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손님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국산 배추로 직접 김치를 담그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양념까지 국산을 사용하려니 가격이 너무 비싸 어쩔 수 없이 중국산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산 배추에 중국산 양념을 사용한 김치는 엄밀히 말해 국내산으로 표시하면 안된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김치의 경우 배추, 고춧가루에 대해서만 각각의 원산지 표기를 하도록 돼 있다. 음식물 원산지를 미표시한 음식점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실제로 농관원은 지난달 농식품 판매·제조업체 1만892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벌인 결과 원산지 거짓 표시 209곳, 미표시 234곳 등 총 443곳의 부정행위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미표시 부정행위가 음식물 원산지 2곳 중 1곳만 표기한 곳에 해당한다.

위반 업체는 음식점이 146건(32.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가공업체 94건(21.2%), 식육판매업 60건(13.5%), 통신판매업체 27건(6.1%) 등 순이다.

농관원은 “원산지 등 농식품 유통관련 지도·교육과 전국단위의 농식품 부정유통 단속반 상시 가동 등 건전한 농식품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소비자도 원산지 표시가 없거나 원산지 표시 위반이 의심될 경우 농관원 누리집이나 전화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부정유통을 신고하는 자에게는 5만∼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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