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을 직권조사한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성적괴롭힘을 주장한 A씨의 주장 중 일부를 사실로 인정했다.
18일 인권위 익명결정문에 따르면 인권위는 2016년 7월~2020년 2월 박 전 시장이 A씨에게 늦은 밤 텔레그램으로 “좋은 냄새 난다, 킁킁” “혼자 있어? 내가 갈까” “늘 내 옆자리에서” 등 부적절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사실로 인정했다.
또 박 전 시장이 A씨에게 러닝셔츠 입은 셀카 사진, 여성의 가슴이 부각된 이모티콘 등을 보냈고 네일아트한 A씨 손톱과 손을 만진 게 사실이라고 봤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내실에서 A씨에게 “안아달라”고 했다는 주장도 상당히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 전 시장이 “호 해준다”며 A씨의 무릎에 입술을 대고 성관계 방법을 설명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는 주장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A씨의 정신과 상담 기록지에는 “집에 혼자 있어? 내가 갈까? 나 별거 중이야” “성행위를 알려주겠다” 등의 내용도 담겨있었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밖에 참고인들이 A씨로부터 “(박 시장이) 오늘은 비밀채팅 거셨더라고요, 이상하긴 하지만…” “시장님이 저를 여자로 보시는 것 같다”는 등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도 확인했다.
인권위는 “박 시장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 다른 성희롱 사건보다 사실인정 여부를 좀 더 엄격하게 판단했다”면서도 “박 시장의 행위는 피해자에게 마음의 상처, 분노, 불안,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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