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살해혐의’ 법정서도 횡설수설…“변호사 그냥 안 만나”

존속살해 등 혐의 1차 공판기일
경찰, 현장서 숨진 아버지 발견
피고인, 조사 중에도 횡설수설

자신의 70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변호사를 그냥 안 만났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을 이어갔다. 앞서 이 남성은 경찰 조사를 받을 때도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쏟아낸 바 있다.

1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고충정) 심리로 열린 김모(47)씨의 존속살해 등 혐의 1차 공판에서 김씨는 “보니까 국선변호인도 접견 못했다고 하는데 왜 못 봤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그냥 안 했다”고 대답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변호사를 만나서 본인의 입장을 밝히고 법적인 설명도 들어야 한다”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재판을 하라고 국가에서 변호사를 선정한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앞서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고 묻자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이에 재판부는 “판사가 혼자 진행하는 재판이 아니라, 판사가 있지만 배심원들도 재판에 참여해서 공소사실을 다루는 재판”이라며 “배심원들에 의한 재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씨는 “지금 재판하는데 배심원은 없냐”고 말했다.

이어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피고인이 변호사와 만나서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의견을 잘 읽어보기를 바란다”며 “재판은 다음 달로 연기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올해 1월 자신의 70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월26일 오전 4시47분께 서울 노원구의 한 주택에서 신고가 들어왔고, 출동한 경찰은 집 화장실에서 옷이 벗겨진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김씨의 아버지(79)를 발견했다. 당시 신고는 김씨의 이웃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집 안 곳곳에는 피를 흘린 자국과 깨진 소주병 등이 있었고, 현장에 있던 아들 김씨의 몸에도 피가 묻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아버지 김씨의 사체에는 둔기로 맞은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아들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나섰지만,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조사 과정에서 “아버지와 둘이 술을 마시던 중 모르는 사람 2명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며 “그 중 1명과 격투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처음엔 아버지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아버지가 맞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