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관, 盧-文정부 요직 경력에도 고비마다 여권 견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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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건 재심의]추미애 때 검찰국장-대검차장 발탁
작년 秋에 윤석열 징계 철회 요구
한명숙 사건도 ‘소신 행보’ 이어가

“문재인 정부가 한때 검찰개혁 드라이브의 선봉에 설 것으로 가장 기대했다가 거꾸로 가장 실망한 검사가 있다면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사진)가 반드시 포함될 것 같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중도 사퇴 이후 검찰총장 권한대행으로 검찰을 이끌고 있는 조 차장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조 차장과 현 여권의 관계는 노무현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차장은 2006년 4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사정비서관실의 특별감찰반장을 맡아 노무현 정부 임기가 끝난 2008년 2월까지 근무한 이른바 ‘순장(殉葬)조’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05년 1월∼2006년 5월 민정수석비서관, 2007년 3월∼2008년 2월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다. 조 차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에서 2년 가까이 근무한 인연이 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광주지검에서 근무하던 조 차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봉하마을을 찾아 조문했다. 그는 당시 검찰 내부망에 “아내가 ‘지금 같은 비상한 시기에 집에 가만히 있지 현직 검사가 왜 내려가느냐’고 만류했다. 그래도 노 전 대통령 빈소가 있는 봉하마을로 내려가 조문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남겼다. 정권 교체 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 파견 근무한 이력을 내세우지 않았던 일부 검사들과 대비되는 행보였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한직을 떠돌던 조 차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국가정보원의 감찰실장으로 파견됐다. 국정원 적폐청산태스크포스(TF) 팀장을 겸임했던 조 차장은 국정원 문서 파일 등을 근거로 국정원 직원들을 강도 높게 감찰했다. 조 차장은 이듬해 검사장으로 승진해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였던 2020년 1월엔 법무부 검찰국장, 7개월 뒤엔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검사로 승진 발령됐다. 조 차장은 고교 선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당시 추 전 장관에게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를 위해 양보해 달라”며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발동한 수사지휘권을 수용하면서도 고검장을 회의에 참여시키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장관의 지시를 사실상 거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들은 조 차장을 인연보다 검찰을 선택한 검사로 높게 평가한다”면서 “현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이견 때문 아니었겠느냐”고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조남관#소신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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