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출금' 논란 이어 두 번째 검사 사건
윤중천 면담 보고서, 언론사에 유출한 의혹
아직 검사 선발 진행 중…또 검찰 이첩할까
면접 후 검토나설 듯…'직접 수사' 가능성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또다시 현직 검사의 사건을 두고 직접 수사 및 이첩 여부를 고민 중이다. 별장 성접대 의혹을 조사한 이규원 검사에 관한 것인데, 검찰은 이 검사가 조사 문건을 유출한 혐의를 포착해 사건을 넘긴 상황이다.
공수처는 이번에도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출국금지 논란처럼 수사 여건을 이유로 다시 검찰에 이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평검사 선발을 완료한 이후 이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인 만큼, 직접 수사 방침을 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번주 이 검사의 문건유출 혐의 사건의 수사 및 이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지난 17일 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해 해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한 바 있다.
이 검사는 지난 2019년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소속으로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조사하던 당시,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면담 보고서를 일부 언론사에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언론사는 윤씨가 윤갑근 전 고검장과 친분을 인정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고,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도 비슷한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윤 전 고검장이 이 검사, 과거사위 관계자, 언론사 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명예훼손 고소건을 조사하던 검찰은 이 검사가 문건을 유출한 정황을 포착, 해당 의혹은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른 이첩 대상이라 판단하고 사건을 넘겼다. 이로써 공수처는 현직 검사의 사건을 두고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위법 논란에 연루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 검사 사건의 경우에는 공수처 내 수사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검찰에 다시 이첩됐다.
공수처는 평검사 선발을 위한 면접을 오는 24일까지 진행한다. 오는 26일에는 인사위원회가 열려 후보군을 선정하고,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최종 임용될 계획이다. 부장검사의 경우에는 오는 30일에서야 면접이 시작된다.
이 같은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 역시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물론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 19일 출근길에서 평검사 면접이 끝난 후 사건을 검토한다고 밝힌 만큼 다른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 평검사들이 선발되면 일단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사건을 검찰로 넘긴 뒤 기소 여부는 공수처에서 판단하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는 지난 12일 검찰이 이 지검장 등의 수사를 마치면 공수처로 사건을 다시 송치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현직 검사의 사건에 관해서는 공수처가 공소제기권을 갖고 있는데 수사 여건이 안되니, 기소는 나중에 정하겠다는 조건부 이첩이라는 것이다. 수사가 끝날 시점에는 검사 선발이 완료돼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수처가 검사를 선발해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일정을 고려하면 다음달 초 공수처의 검사 선발이 완료되는데, 업무에 투입 전 교육도 필요한 상황이다. 외부 인사들이 참여해 기소 여부를 심의하는 기구도 꾸려야 한다.
이 밖에 기소 시점에 다시 사건을 넘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검찰의 반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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