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클, 적응 안되는데 오류까지…교사들 ‘자체 연수’ 사용법 공유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22일 15시 19분


지난해 12월8일 서울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스1 © News1
지난해 12월8일 서울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스1 © News1
교사들이 원격수업에 사용되는 ‘EBS 온라인클래스’를 두고 온라인으로 자체 연수를 진행하는 등 사용법 공유에 나섰다. 적응시간 부족에 오류 문제까지 겹치자 교사들이 자구책을 마련해 대응하는 모습이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선 학교에서는 대체로 정보부장 등 원격수업 담당 교사를 중심으로 학교에서 발생하는 온라인클래스 관련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온라인클래스 사용법 교육도 원격수업 담당 교사 몫이다.

온라인클래스 시스템 고도화 작업이 신학기 개학에 맞춰 촉박하게 진행되면서 원격수업 담당 교사조차 새로운 시스템에 익숙해질 시간이 부족했다. 사전에 충분히 적응할 겨를도 없이 개학을 맞은 셈이다.

충남에서 근무하는 한 고등학교 교사는 “처음에는 연구부나 원격수업 업무를 담당하시는 교사들도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담당 교사들도 기능을 익히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중·고등학교에서 주로 사용되는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인 온라인클래스는 올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 기능 등을 추가하기 위해 시스템을 재구조화했다. 부가기능도 추가되면서 이전과 사용법에서 차이가 컸다.

개학 당일부터 출결관리와 학습진도율 등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혼란은 더 커졌다. 현장 교사들은 온라인클래스 사용 자체도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류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었다.

온라인클래스를 둘러싸고 잡음이 계속 이어지면서 수업을 듣는 학생에게도 피해가 이어지자 일부 교원단체는 자체 연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온라인클래스 사용법을 포함해 오류 해결책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16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new 온라인클래스 이해와 활용’을 주제로 무료연수를 진행했다. 희망하는 교사를 대상으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새 온라인클래스의 특징 등을 설명했다.

‘클래스’ 운영과 강좌배포 방식 등 원격수업에 필수적인 기능 등도 설명 대상에 올랐다. 두 차례 모두 교사 160여명 이상이 참석했는데 중간중간 개별 학교 사례를 놓고 온라인클래스 활용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해당 연수를 진행한 홍유진 실천교육교사모임 이사(서울당곡중 교사)는 “온라인클래스 틀 자체가 완전히 꼬여서 교통정리가 필요했다”면서 “꼬인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연수를 계획해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클래스 매뉴얼이 이미 있었지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현장 교사들 반응이다. 매뉴얼에 나온 기능 중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적지 않았고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차 교사에게는 설명도 쉽지 않았다.

홍 이사는 “고도화를 거친 만큼 시스템이 복잡해졌는데 준비가 안 된 상태로 학기가 시작됐다”면서 “개학 이후에 수업 계획을 세우고 학생들을 파악해야 하는데 온라인클래스 때문에 학생들이랑 친해질 짬도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도 학교에서 진행한 자체 온라인클래스 연수 영상을 공유한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다수가 온라인클래스 조작 실연을 바탕으로 학습관리 등 주요 기능을 설명한 내용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당국이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거친 뒤 현장교사들이 충분히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학 이전 시범기간이 있었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는 것이다.

잇따른 오류와 사용불편으로 일부 학교는 민간 원격 플랫폼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EBS 온라인클래스를 사용한 관내 중·고교 교사는 각각 33.7%와 33.8%에 그쳤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시스템 개발 이후 현장에 적용하고 오류를 수정할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그런 부분이 부족해 교사들이 자체적으로 정보 공유하면서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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