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에서 고가 외제차 운전자에게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 글이 올라온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차주가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면서 양측의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미니(MINI) 차주라고 밝힌 A 씨는 지난 21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해운대 갑질 맥라렌’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A 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 7시쯤 일어났다. 그는 “맥라렌 차량이 골목길에서 빠른 속도로 제 차량 우측 앞으로 급정차하며 끼어들었다”면서 “놀랐지만 출발하려는 순간 욕설을 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는 “화가 난 상황이지만, 뒤에 아이 세 명이 탑승해있어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가라고 한 후 창문을 올렸다”고 적었다.
하지만 맥라렌 차량은 A 씨를 쫓아와서는 선루프 사이로 아이들에게 “너네 아빠 거지라서 이런 똥차 타는 거다”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A 씨는 맥라렌 차주의 욕설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출발했지만, 그가 또다시 A 씨의 차로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때부터 아이들과 와이프는 극도로 불안에 떨며 충격을 받아 울기 시작했다”며 맥라렌 차주의 추격이 계속되자 그는 근처 지구대로 가 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좋은 차를 타고 돈이 많으면 이래도 되는 거냐”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이들도 “아빠 우리 거지야?”, “우리는 거지라서 돈도 없다”라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맥라렌 차주 “상대 차주가 먼저 욕했다”
해당 글에 대해 논란이 거세지자 맥라렌 차주는 같은 커뮤니티에 이튿날 글을 게재해 “내 차량이 빠른 속도로 급정하며 끼어들었다는 데 사실이 아니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미니 차주가 악의적으로 차량을 비켜주지 않으려고 옆차선을 침범해가며 내 차량을 가로막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며 “내 차에도 여자친구와 태어난지 얼마 안 된 반려견이 타고있어 조심해서 운전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끼어든 입장이니 죄송한데 저쪽 차량에서 먼저 문을 내리고 욕설하는 게 들렸다”며 “창문내리고 욕을 왜 하냐고 하다가 감정조절이 안 되어 같이 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맥라렌 차주는 “이후 (미니 차주가) 20m도 안 되는 거리에서 차선을 계속 변경하면서 우리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등 난폭운전을 계속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A 씨 아내가 ‘거지새X들 어린 놈의 XX가 어디서 렌트해 왔냐. 네 차 아니잖아. 옆에 X도 돈주고 만났나보네? XX아’ 등의 욕설을 했다”면서 “아이들이 있어서 참다가 화가나 차에서 내려 ‘자꾸 욕하는데 그러니까 너네가 거지처럼 사는거다. 애가 뭘 보고 배우겠냐. 적당히하라’고 말한 후 차로 돌아갔다. 자극적으로 와전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블랙박스 영상 대신 CCTV 화면만…경찰은 수사 중
A 씨는 이날 추가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어렵지 않게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면서 CCTV 캡처 화면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도로에 정차한 차량 앞에 서있는 한 남성의 흐릿한 모습이 담겨 있다. A 씨는 사진에 대해 “(맥라렌 차주가) 아이들에게 선루프 사이로 욕하는 장면을 캡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자료를 보여드리기에는 고소장이 접수된 사건이기에 수사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아직은 이르다 판단되는 시점에서 선루프 사이로 욕하는 장면 캡처본만 올린다”고도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양측 모두 블랙박스 자료를 올렸으면 좋겠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저런 위협에 보복운전은 문제가 맞긴 하다. 다만 블박이 없어 애매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A 씨가 지난 19일 맥라렌 차주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뒤늦게 고소장이 접수된 것에 대해 맥라렌 차주는 “왜 9일이 지난 후 지금 글을 올렸는지 모르겠다. 당시 서로 욕한 부분에 대해 사과했고, 미니 차주도 보복운전 인정하고 사과한 후 좋게 끝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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