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교 쪽지 속 아들, 숨진 채 가족들 곁으로…한강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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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5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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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보배드림
사진출처=보배드림
최근 사라진 아들을 찾는다며 잠수교에 노란 포스트잇으로 “너를 찾고 있어”라고 써 붙인 한 가족의 사연이 소개돼 안타까움이 더해진 가운데, 가족이 찾던 김성훈 씨(25)가 실종 17일 만에 동작대교 밑 한강에서 발견됐다.

25일 서초경찰서는 “한강 순찰대에서 범위를 넓혀가며 수색하던 중 어제 오전 11시 김 씨의 시신이 동작대교 밑 한강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동작대교는 김 씨가 차량을 세워둔 잠수교로부터 2km 가량 떨어져 있다. 시신에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부검 없이 유족에게 인계돼 장례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날 김 씨 가족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김 씨를 찾았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김 씨 누나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24일 경찰서에서 성훈이를 찾았다고 연락이 왔다”며 “서울 가서 확인해보니 성훈이가 많이 상해있더라. 평소 겁도 많은 아이인데 많이 무섭고 외로웠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성훈이를 데리고 해남으로 간다”며 “부모님께서 우리 아들 배가 많이 고팠을 거라고 맛있는 거 많이 차려줘야 한다며 계속 우신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그동안 동생의 생사여부를 걱정해주고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해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을 역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씨는 7일 잠수교에 차량을 세워두고 사라졌다. 장기간 방치된 차량을 이상하게 여긴 한 시민이 12일 경찰에 신고해 처음 수색에 돌입했다. 차량 뒷좌석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있었으며 블랙박스 영상은 잠수교 진입 이후로 끊긴 상태였다.

차량에 있던 휴대폰에서는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1분짜리 동영상도 발견됐다. 김 씨의 가족은 이 소식을 듣고 해남에서 상경해 아들을 찾기에 나섰다.

특히 김 씨 가족들은 잠수교 난간 곳곳에 노란 포스트잇에 ‘아들, 사랑한다 많이 많이. 엄마 지금 서울에 있단다. 너를 찾고 있어’ 등의 글을 적어 붙였고 이 사연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위로가 이어졌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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