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의 한 기숙형 서당(書堂)에서 10대 학생들이 또래 학생에게 체액을 먹이는 엽기적인 성적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창원지검 진주지청은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A 군(16)과 B 군(16) 등 2명을 지난해 말 기소했으며 곧 재판이 열린다고 29일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A 군은 기숙형 서당에 입소한 후 지난해 2월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C 군(16)을 폭행했다. 이후 화장실로 데려가 B 군의 체액을 강제로 먹였다. A 군 등은 “체액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재우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C 군이 이를 거부하자 침을 뱉고 체액과 소변도 억지로 먹게 했다. C 군을 상대로 상습적인 폭행을 하고 유사 성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기도 했다.
지난해 4월 C 군이 집으로 돌아와 서당에서 있었던 일을 가족에게 말하면서 학대 사실이 알려졌다. C 군은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 이성을 찾기 힘들어 경찰 조사 당시 제대로 진술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당 관계자는 서당 관계자는 “처음엔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친구들끼리 벌칙 주는 놀이로 시작했으나 가혹행위로 이어진 것으로 안다”며 “가해 학생들이 피해학생과 아버지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고 말했다. 이 서당은 등교반, 검정고시반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30여 명이 머물고 있다.
하동의 또 다른 기숙형 서당에서도 10대 여학생 3명이 같은 방을 쓰는 여학생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D(15)·E(14)·F 양(13) 등은 G 양(13)을 상대로 변기 물에 머리를 담그게 하고 화장실 청소용 칫솔에 샴푸를 묻혀 이를 닦게 했다. 경찰은 가해학생 조사를 마무리하고 곧 송치할 예정이다.
이 서당과 관련된 또 다른 피해 증언도 나왔다. 피해학생의 부모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하동 지리산 청학동 기숙사 추가 폭행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청원인은 지난해 초등 2학년 아들을 이 서당에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입소 당일부터 중학생이 아들을 멍이 들게 때리고 폭행 사실을 외부로 알리면 죽인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이 있었지만 서당에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썼다. 또 “학생이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는데, 원장은 ‘애들끼리 그럴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올렸다. 청원인은 “아들은 불안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정신과에서 틱 장애 진단을 받아 수개월째 치료 중”이라며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서당에서 학생끼리 폭행이 잇따르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그동안 (서당들이) 행정기관의 지도감독을 피해갔다. 수사를 의뢰한 뒤 강력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