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선도하는 ‘산림 일자리’… 2025년까지 8만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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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뉴딜’ 통한 고용창출 방안 발표

정부는 산림 뉴딜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2025년까지 민간부문을 포함해 산림분야 일자리 8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남 함양군에서 산림 부산물을 운반하는 산림바이오매스 수집단 활동 모습. 함양군 제공
정부는 산림 뉴딜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2025년까지 민간부문을 포함해 산림분야 일자리 8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남 함양군에서 산림 부산물을 운반하는 산림바이오매스 수집단 활동 모습. 함양군 제공
여야가 15조 원 규모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을 논의하던 22일.

첫날부터 더불어민주당은 원안 유지를, 국민의힘은 전액 삭감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면서도 조정소위원회에 오른 심사대상 20여 건의 사업 중 단 1건만 정부 원안대로 가결했다. 통과된 1건은 바로 산림청의 ‘산림 바이오매스 수집단’ 예산이다. 산에 있는 나뭇가지 등 산림 부산물을 수집하여 활용하기 위한 일자리 예산으로, 산림 바이오매스는 연료 효율도 높고 탄소배출도 적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탄소중립과 산림 뉴딜에 맞는 일자리 창출에 여야가 공감한 것이다.

● 산림의 공익적 가치 연간 221조 원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림이 탄소흡수, 토사유출 방지, 휴양 등으로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공익적 가치는 연간 221조 원(2018년 기준). 또 산림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높은 잠재력과 확장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의 일상화, 디지털사회로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산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산림분야 일자리는 과거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한 일자리는 취약계층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하면서 탄소중립과 산림 뉴딜을 실천하는 산림분야 일자리가 그만큼 질적 양적으로 우수한 정책으로 평가됐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통계청(2019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임업과 목재산업분야에서 종사하는 산림 일자리는 36만8000명에 이른다. 산림청의 산림 일자리 종합대책이 마련된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산림 관련 창직(創職)·창업도 활발해져 4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또 산림사업이 확대되고 전문화되면서 민간 산림 관련 등록업체 수도 2018년 8390개에서 2019년 1만940개, 지난해 1만1483개로 해마다 늘고 있다.

산림경영과 목재생산 및 가공, 산림복지전문업, 수목보호 분야 등 민간산업 분야에서도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 산림 일자리 2025년까지 8만 개 창출 목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바 있다. 또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산림을 꼽았다.

하지만 산림을 활용한 흡수정책은 만만치 않다. 2018년 기준 국내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은 연간 4560만 t으로 국가 총 배출량의 6%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1970∼1980년대 산림녹화시기에 집중적으로 조성한 산림이 노령화되면서 흡수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50년 국내 산림을 통한 온실가스 흡수량은 오히려 1400만 t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6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회의를 통해 산림산업 확대로 2025년까지 민간 일자리 6만5000개, 공공 일자리 1만 개, 사회적경제 일자리 5000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산림 일자리에 주목하는 것은 이런 일자리가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탄소감축뿐만 아니라 탄소흡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탄소흡수 능력을 늘리기 위해선 ‘(나무를)베고 쓰고 심고 가꾸는 산림경영’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선제적 산림재해와 재난 예방 대응체계 또한 시급한 상황으로, 스마트 산림 서비스가 확대돼야 한다.

강석구 충남대 교수(환경소재공학과)는 “탄소중립사회를 맞아 국토녹화를 위해 가꾼 숲으로부터 목재를 가져와 도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것은 노령화되어 가는 숲을 위해서라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 산림 뉴딜과 탄소중립 분야 산림 선도과제 주목

정부의 산림 일자리 정책은 공공 일자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분야를 확대하는 한편 민간 일자리로의 이동을 위한 디딤돌 역할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산림탄소경영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며 이를 전문적으로 컨설팅하고 추진하는 ‘산림 플래너’를 신규 청년일자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임도를 확충하고 고성능 입업 기계를 도입해 목재가격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림 바이오매스 수집 비율을 높여 에너지활용을 증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목재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목재친화도시 건설, 공공건축 시 목조 활용을 늘려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도 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라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은 “휴양, 치유 등 산림복지서비스 분야는 민간 산업화를 과감하게 추진할 방침”이라며 “숲을 이용해 도시 내외를 잇는 바람길 확보와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확산을 막는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는 일자리도 이번 정부안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산불과 산사태, 산림병해충 등 산림 재해 예방을 위한 첨단 기술 및 장비 도입에 따른 관련 기술자를 육성하고 산림재난관리체계 구축으로 국민 안전을 도모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이상현 전북대 교수(산림환경과학과)는 “산림산업이 확대되고 활성화되면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산림사업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며 “특히 산림산업을 비대면 디지털화하면서 청년 일자리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탄소중립#산림일자리#산림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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