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검찰청에 ‘전담수사팀’
500명 이상 검사-수사관 투입
“민간 투기사범도 엄정 대응” 밝혀
대검찰청이 30일 전국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을 확대 편성하고 공직 관련 투기사범을 전원 구속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지시했다. 전날 정부의 부동산 불법 투기 근절 대책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다.
대검은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전국 43개 검찰청(지검, 지청 포함)에 부장검사 1명, 평검사 3, 4명, 수사관 6∼8명 이상으로 구성된 1개 부(部)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확대 편성한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총 500명 이상의 검사와 수사관이 ‘투기사범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업무상 비밀을 이용하거나 개발 정보를 누설하는 등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챙긴 부동산 투기를 ‘중대 부패범죄’로 간주하고 원칙적으로 전원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공판에서도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기로 했다.
특히 기획부동산 등 최근 5년간 처리됐던 부동산 투기 관련 사건을 새로 점검해 필요할 경우 검찰이 직접 다시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6대 범죄’로 수사 범위가 제한돼 있다”면서도 “검찰 송치 후 불기소 처분됐다가 재기된 사건, 그와 연관된 범죄는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공직자와 가족, 지인 관련 비리 사건에 중점을 두되, 민간 투기사범도 수사할 계획이다. 대검 관계자는 “기획부동산 등 영업적 반복적 투기사범은 구속 수사하고, 벌금형을 대폭 상향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31일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18개 지검장 및 3기 신도시 관할 수도권 5개 지청장이 참석하는 ‘전국 검사장 화상회의’를 열어 추가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부동산 투기 수사에 검찰을 뒤늦게 투입한 정부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검사는 “정부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을 외치다가 부동산 투기로 국민 여론이 들끓자 선거를 앞두고 ‘면피성’으로 검찰을 다시 청소부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가 검찰개혁이고,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면서 이제는 ‘적극 구속 수사하라’고 하니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고 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을 부패·경제사건 등 6가지 범죄와 4급 공무원 등으로 한정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판단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사 과정인데 죄명과 수사 대상자의 직급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가 제한되고 있어 검찰의 수사 개시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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