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참변’ 음주운전자 징역 5년…동승자 집유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4월 1일 14시 32분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치킨 배달을 하던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동승자는 방조 혐의만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부장판사는 1일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35·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 운전 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동승자 B 씨(47·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교사를 주장한 A 씨의 진술에 일관성과 신빙성이 없고, 공범 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B 씨에게 적용된 공소사실 중 방조 혐의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A 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 “약 20㎞를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발생 시켜 매우 중한 결과를 초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B 씨는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임을 알고도 차량을 제공해 그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가 사망해 그 결과가 매우 중하다”면서 “다만 피해복구를 위해 보험회사 구상금 청구를 통해 3억6000만 원 상당을 지급했고, 형사 위로금 명목으로 상당한 합의금을 지급해 유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9월 9일 0시 52분경 인천 중구 을왕동 한 호텔 앞 도로에서 만취한 상태에서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해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C 씨(54·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의 면허취소 수치였다.

B 씨는 사고 전 함께 술을 마신 A 씨에게 자신의 회사 법인 소유인 차량 문을 열어주는 등 운전을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검거 당시 경찰 조사에서 운전 경위에 대해 횡설수설했으나, 재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대리를 부르자고 했는데, B 씨가 음주운전을 하라고 시켜서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B 씨를 단순 방조 혐의가 아닌 사고 과실에 대한 책임이 있는 공범으로 봤다. 또 A 씨에게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교사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B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사실상 혐의를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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