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후 백신 여권 도입에 관심이 높은 가운데, 우리 정부도 백신 여권 도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백신 접종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일상 회복을 체감하려면 소위 ‘백신 여권’ 또는 ‘그린카드’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올해 초부터 준비를 시작해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고, 이번 달에 인증 앱을 공식 개통한다”고 밝혔다.
◇자가격리 단축·면제 기대감…미·중·EU, 서둘러 도입 중
백신 여권은 종이 또는 전자증명서 형태로 백신의 종류, 항체 형성 유무 등을 표시해 해외를 출입국하거나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문서다. 백신 여권을 통한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 혹은 면제가 가능해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Δ백신 접종의 공평성 문제 Δ전세계 표준 모델 개발의 어려움 Δ접종자라도 바이러스 전파 가능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도 있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백신 여권 도입을 두고 움직임이 바쁘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백신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표준 자격 증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미국 보건부 산하 조정위원회(ONC) 자료에 따르면 최소 17가지 종류의 여권을 구상 중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 3월 초 QR코드를 활용한 자체 백신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유럽 연합(EU)은 오는 6월 중순부터 백신 여권을 도입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률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이스라엘은 지난 2월부터 ‘그린 패스’를 발급 중이다.
동남아시아 관광 국가들도 찬성 입장이다. 태국은 백신 접종을 받은 여행객의 2주 격리를 3일로 단축하거나 면제하는 것을 목표로 백신 여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베트남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블록체인 활용 전자증명서 방식…“지침 만드는 중”
국내에서 도입되는 백신 여권은 황열병 접종서와 같은 형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아프리카·남미 등 일부 황열병위험국가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최소 출국 10일 전 황열병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예방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종이 증명서의 위조 우려 등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전자 증명서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SK텔레콤 컨소시엄이 블록체인 기반 백신 접종증명서 개발 사업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아직 최종 수주 결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4월 내 최종 대상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블록체인 방식은 중앙정부가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개인 정보 보호가 가능하면서도 데이터 위·변조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총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개인정보를 일절 보관하지 않도록 했다”며 “다른 국가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현재 백신 여권은 우리나라 외에도 다른 국가들과 공동 활용을 논의해야 하는 탓에 개발 진행 상항과 달리 현실적인 도입은 아직은 시작 단계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백신 여권 관련 지침을 만들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기본 방향을 얘기하고 있어 그 수준에서는 명쾌한 설명이 어렵다. 지침을 만들게 되면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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