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노원구 구민체육센터를 찾은 최오경 할머니가 여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최 할머니가 손에 쥔 예방접종 내역확인서의 생년월일 칸에는 ‘1915년 6월’이 적혀 있었다. 75세 이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첫날, 주민등록 기준으로 106세인 최 할머니도 백신을 맞았다.
보라색 상의와 검은 바지 차림에 지팡이를 짚고 온 최 할머니는 이날 요양보호사와 함께 센터를 찾았다. 홀로 사는 그는 보청기를 낀 오른쪽 귀로 의사의 질문을 빼놓지 않고 들으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자세히 설명했다. 혈압약과 당뇨약을 먹고 있다는 최 할머니는 “뉴스를 보니 혈압약 먹는 사람도 접종해도 된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접종 후에는 백신을 맞은 오른팔을 내보이며 “아프지 않다. 코로나19에 걸릴 걱정을 덜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최 할머니는 “옛날에 우리 가족 다 염병(전염병) 앓을 때도 난 괜찮았다. 오늘도 괜찮을 것”이라며 “옆집 할머니에게도 맞으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국 46개 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고령자의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첫날 접종자는 2만여 명으로 추산됐다.
한편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해지면서 2일부터 부산 등 일부 지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수도권과 동일한 2단계로 격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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