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온도·습도 높으면 생존력 낮아
확진 500명대…"계절, 결정적 요인 아냐"
확진자 줄이려면 거리두기, 이동 자제 필요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에 불리한 봄·여름이 다가오고 있지만 확진자 수가 500명대로 올라선 만큼 계절적 요인에 기대기는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477.3명이다.
코로나19를 포함한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온도와 습도에 따라 생존력이 좌우한다.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바이러스 생존력이 낮고, 춥고 건조하면 생존력이 높다. 코로나19 유행 초창기였던 지난해 2~3월에 여름이 되면 유행이 사라질 것이라던 ‘여름 종식설’이 나왔던 배경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날씨가 좋아지면 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이 짧아져 (방역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라며 “겨울엔 추우니까 사람들이 실내에 밀집하지만 날씨가 좋아지면 실외로 나가는 영향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여름 코로나19가 종식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3월 평균 187명이었던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4월 평균 13명으로 10분의1 수준까지 감소했다.
5월에는 ‘이태원 클럽’ 중심 산발적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했지만 평균 확진자 수가 17.4명에 머물렀고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서울도심집회 등의 영향으로 2차 유행이 발생하기 전이었던 6~7월엔 평균 확진자 수가 27.4명에 그쳤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상황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지난해에는 유행 초기였고, 대구·경북에 국한돼 유행이 발생했다면 지금은 수도권이 유행의 중심이고 바이러스가 더 많이 퍼져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3차 유행을 통해 하루 1000명대 확진 상황을 경험했고 이 여파로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 이하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300~400명대에서 정체됐던 신규 확진자 수는 3월 말부터 500명대로 증가해 4일 연속 5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4일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은 건 지난 1월17일 이후 처음인데, 3차 유행 이후 유행이 가장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와 기후가 정반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보면 유행이 우리랑 같다”라며 “계절이 어느 정도 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어도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유행 위기 상황에서도 이동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지난달 30일 휴대전화 이동량 변동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은 1855만건, 비수도권은 1540만건으로, 전국 이동량은 합산 3395만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1주 전보다 25만건(0.7%) 증가한 수치다. 수도권은 1주 전보다 5만건(0.2%), 비수도권도 20만건(1.3%) 늘었다.
전국 이동량은 3차 유행 전 거리두기 격상 이전인 지난해 11월17일(3340만건)보다도 55만건(1.7%) 높았다.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면서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다. 권 1차장이 일요일 정례 브리핑에 나선 건 지난해 12월27일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김우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거나, 국민이 이동을 줄이고 모임을 자제하도록 해야 확진자가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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