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며 종교 행사를 해 온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 명이 나왔다. 부활절 등 교회 종교 행사를 대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방역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4일 중앙대책방역본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여러 지역에 퍼져 있는 자매 교회들과 함께 전국 순회 집회를 가진 교회에서 78명의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이 교회는 전국 11곳에 같은 이름의 교회를 두고 있는데 방역당국은 모두 지역만 다른 자매 교회로 보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교인들은 지난달 23∼30일 대전, 전북 전주, 강원 횡성 등에서 교회를 돌며 집회와 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는 8개 지역에서 나왔다. △대전 28명 △전북 20명 △경기 13명 △서울 11명 △경북 3명 △광주 충남 전남 각각 1명이다.
이들은 종교적 힘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치유은사’라는 이름의 종교의식을 해왔다. 방역당국은 이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있었고 종교적 주문을 외치는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감염병이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인들을 상대로 일일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전파되면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역별로는 대전에 있는 교회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이 교회 신도가 45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교인의 절반 이상이 감염된 셈이다. 전북 군산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교인 5명이 2일 확진됐는데 전북 전주, 강원 횡성 등에서 교회 모임과 개원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와 군산에서도 같은 교회 교인 등 20명이 감염됐다. 지난달 25, 26일 전주에서 열린 치유 집회 참석자와 접촉자들이다. 확진자 한 명은 군산의 요양병원 직원으로 알려져 병원 환자 등 180여 명에 대해 진단검사도 진행했다. 현재 환자들은 감염병 전담병원에 나눠 배치됐다. 서울에 있는 자매 교회 교인과 가족 등 11명도 양성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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