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막힘, 목통증 등 호흡기 증상이 있어도 대수롭지 않은 환절기 감기로 여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아 감염자가 확산되는 우려스러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도 전체 확진자의 30%에 달해 주변인에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작은 징후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중구 소재 직장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16명(5일 0시 기준) 발생했다. 확진자 중 일부는 증상 발현 이후에도 직장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송파구 소재 고등학교 집단감염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고등학교에서 지난 3일까지 확진자 15명이 나왔는데, 확진자 중 일부는 증상이 경미해 검사를 받지 않고 등교 후 개별 선택과목 수업을 듣기 위해 다른 교실로 이동했다. 또 방과 후 여러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는 특정 시설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집단감염이 아니라, 일상 생활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있다. 유사한 호흡기 질환이 많다보니 비염, 감기 몸살 등의 경미한 증상으로 대충 넘기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주변인들에게 미치는 후폭풍이 거세다.
질병관리청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증상 발생 2일 전부터 식사를 하거나 일정 시간 이상 함께 머문 이들도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접촉자 범위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확진자의 증상, 마스크 착용 여부, 체류기간, 노출상황과 시기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동거인, 확진자와 1미터 이내 거리에서 15분 이상 접촉하거나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한 경우, 마스크를 하지 않고 확진자를 직접 돌본 자 등이 모두 해당된다.
직장인 A씨는 “콧물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자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올까 하는 두려움보다 나로 인해 주변인들도 모두 검사를 받고, 격리 대상이 되는 등 민폐를 끼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눈 앞이 캄캄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 몸살 등 증상이 생겼을 때 바로 진료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방역당국도 스스로 검체를 채취해 직접 검사를 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 키트’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스스로 신속하게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권고에 따르면 자가진단 키트는 24~36시간 간격으로 최소한 2번 이상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라며 “무증상 감염자의 58%, 유증상자의 80~90%이상 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밤에 갑자기 콧물이 나거나 목이 아프면 바로 검사를 받고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며 “‘임신 테스트기’와 같이 스크린 목적으로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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