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대란’ 아파트…택배노조 “아파트 측이 기사들과 상생안 마련을”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6일 10시 32분


택배노조 "아파트측이 노동자에 비용·책임 전가....아쉬워"
택배사 관계자 "서비스 제공받는 측에서도 역할 의식해야"
"코로나 시대 국민 편의 직결…공론화 통한 제도적 해법을"

서울 강동구에 있는 5,000가구 규모 아파트에서 택배 차량 출입 금지로 택배 대란이 발생하면서 단지 내 물량이 쌓이는 등 불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택배업계 노사는 결국 서비스를 제공받는 아파트 측이 나서지 않으면 사태 해결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시대 택배가 핵심 서비스가 된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화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6일 강동구 아파트 주민과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 1일부터 단지 내 지상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택배 차량은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 제한 높이(2.3m)보다 높아 단지 내 진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택배 기사들이 단지 정문 근처에 물량을 두고 가면서 택배 물품이 방치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택배업계에선 그간 애로사항들을 살폈을 때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택배업체 한 관계자는 “그간 분류작업 문제만 부각됐지만 실상을 보면 가장 끝단의 택배 기사들이 호소한 애로 사항은 배송 과정에서 주차 딱지, 아파트 내 엘리베이터 사용 문제, 입주민과 충돌, 차량 진입 등이 주를 이뤘다”며 “결국 이 문제는 아파트가 나서지 않으면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로나19로 물류가 핵심 서비스로 자리한 만큼 배달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받는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제대로 생각해봐야 한다”며 “택배 기사들의 불편함이 국민 생활의 편의와도 직결되는 만큼 해법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도적으로 푸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에서도 아파트 측이 택배 기사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아파트 진입을 위해 차량을 바꾸는 등의 과정에서 비용은 다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차량을 변경하면 배송 물량이 적어지면서 노동시간 및 강도가 늘어나게 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택배 노동자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 관행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모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에게 비용과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아파트가 얘기하고 있는 점은 굉장히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택배 차량으로 인해 안전이 문제가 된다면 진입을 허용하면서 저속 운행토록 하거나 안전을 위한 추가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으냐”며 “코로나 시대 필수 서비스가 된 만큼 입주자뿐만 아니라 택배 기사를 위해 상생하려는 노력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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