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에 방치된 어린 남매, 母 “지방 돈 벌러”…징역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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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6일 14시 31분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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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와 오물이 가득 찬 집에 어린 남매를 장기간 방치한 엄마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4단독(강성우 부장판사)는 6일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43)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또 A 씨에게 아동·청소년 기관 취업제한 3년과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A 씨는 자녀인 B 군(12)과 C 양(6)을 김포시 양촌읍의 한 주택에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남매는 지난해 12월 “쓰레기가 가득 찬 집에 아이 2명이 버려져있다”는 한 주민의 신고로 구조됐다. 구조 당시 C 양은 구조 당시 일어서지도 못할 만큼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다. 게다가 섭식 장애로 음식물 섭취도 제대로 못하고 기저귀를 차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따르면 프리랜서 작가인 A 씨는 코로나19로 일거리가 줄어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이에 타 지역 홍보 글을 작성하고자 집을 자주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결심 공판에서 A 씨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다”며 “첫째가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둘째는 치료가 필요하다. 엄마가 아이 둘을 돌볼 기회를 달라”고 선처를 구했다.

A 씨 역시 두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는 뜻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녀를 양육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지방 출장을 핑계로 자녀를 방치했다”며 “둘째는 5살이 됐는데도 성장이 지연돼 일어서지도 못하고, 무료 예방접종조차 하지 않은 점, 첫째 역시 피고인이 보내준 편의점 기프티콘으로 끼니를 때우고 동생까지 돌봐야 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가정에 복귀시키더라도 피해 아동들을 잘 양육할지 의문이 든다”며 ”죄질이 불량해 엄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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