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국내 ‘코로나19’ 유행상황에 대해 앞으로 더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사실상 4차 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최근 확산세가 집단감염보단 숨은 감염자 영향이 크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유행의 질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지금보다 2배가 되는 ‘더블링’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500~600명대인 일일 확진자가 1000명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7일 오후 기자들과 가진 백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현재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아, 언제든지 더블링으로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12월 하루 1000명대가 나왔던 적도 있어, (앞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어 “방역조치를 강화하면 안정적인 (확진자) 하향곡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진자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 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68명으로 89일만에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열흘새 300명대에서 600명대로 급증한 상황이다.
이 같은 확산 이유로 방대본은 집단감염보단 숨은 감염원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박영준 팀장은 “특별히 어떤 한 시설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 400~500명대에서 600명대로 증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진단받지 않은 숨은 감염원이 많다보니 그 만큼 많은 지역에 (바이러스가) 노출되고 퍼져있는 상황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숨은 감염자 파악을 위해 전국 보건소에서 누구나 무료진단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12일 0시부터 시행할 사회적 거리두기는 단계 격상이 유력하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7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빠른 시일 내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발송하고, 지침을 개정해 모든 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검사는 전국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수도권에 주로 위치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받을 수 있다.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경우 거리두기 단계나 지역, 증상유무, 역학적 상황 등 사례정의에 따라 검사가 진행된다. 임시선별검사소는 이 같은 사례정의와 무관하게 본인이 필요하면 검사가 가능하다.
따라서 정부의 이번 조치는 전국의 모든 보건소를 임시선별검사소화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윤태호 반장은 “앞으로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의 기능적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며 “무증상자의 경우 비수도권에서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가더라도 검사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검사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오는 9일 조정안 발표(12일 0시 시행)를 앞두고 ‘과감한 방역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거리두기 단계 상향 가능성이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7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4차 유행이 현실화된다면, 진행 중인 백신 접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힘겹게 지켜온 방역 전선에도, 이제 막 회복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우리 경제에도 타격이 클 것”이라며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4차 유행을 막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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