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를 연출하며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구미 사망 3세 여아의 첫 재판이 9일 오후 열릴 예정인 가운데 숨진 아이의 ‘엄마’로 알려졌다가 유전자 검사 결과 ‘언니’로 밝혀진 A씨가 이날 재판을 받으면서 국선변호인을 선임했다.
반면 숨진 아이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다가 네번의 유전자 검사에서 ‘친모’로 드러난 A씨의 모친 B씨는 검찰에 기소되자마자 대구지검과 김천지청의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딸은 국선변호사 선임, 엄마는 검사 출신 변호사 선임 헐~. 딸도 검사 출신 변호사 선임 해줘야지 참 이상한 집이네”, “지딸은 국선변호인, 어미는 유료변호사 선임, 일반상식으로 이해가 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지난해 8월 이사를 하면서 빈 집에 숨진 여아를 방치, 숨지게 해 살인과 아동복지법·아동수당법·영유아보육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B씨는 사체유기 미수, 미성년자 약취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법조계에서는 A씨의 혐의는 명확한 사실을 근거로 해서 법리다툼 자체가 별로 의미가 없고, B씨의 혐의는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많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 아이라서 보기 싫어 이사가면서 아이를 버려두고 갔다”고 이미 진술을 했고, 아이가 숨진 것을 예상하고도 아동·양육수당 등을 수령해 혐의가 명확히 규명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B씨의 경우 숨진 아이가 B씨가 낳은 아이라는 사실은 유전자 검사 결과로 밝혀냈지만 A씨가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신생아와 바꿔치기한 사실을 입증할 ‘스모킹 건’을 검·경이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또 B씨가 검찰에 기소된 이후에도 여전히 출산을 부인하고 있고 가족들도 “출산한 사실이 없다”고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B씨가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고 추정하는 검·경은 바꿔치기된 아이의 생사 여부와 행방에 대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B씨가 ‘아이 바꿔치기’를 한 동기나 방법, 시기 등의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A씨가 형량을 줄이기 위해 이번 재판에서 자신과 숨진 아이의 관계 등에 대해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사실을 밝힐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 사건에 분개하고 있는 (사)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은 이날 A씨 재판이 열리는 대구지법 김천지원 앞에서 ‘구미 3세 여아 유기 사망 피해자 홍보람’이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A씨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와 함께 진정서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김천지원은 이날 “다수의 일반인 및 기자가 방청을 희망할 것으로 예상되나 코로나 확산 방지 및 법정 질서 유지를 위해 부득이 방청권을 추첨으로 교부하고, 방청권 소지자에 한해 방청을 허용한다”며 선착순 100명에게만 번호표를 교부후 추첨을 통해 일반인 8명, 기자 6명, 피고인 친족 2명 등 16명만 입정시킨다고 공지했다. (구미·김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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