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틀어막기식 거리두기는 더는 지속 어렵다"
정부 "드라이빙 스루·5인 금지도 지자체가 시작해"
"충분히 협의하고 합의할 수 있는 방안 내놓을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업종별로 차별화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률적인 매뉴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 시장이 방안을 건의해오면 협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 지금도 지방자치단체의 자율권을 존중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6층 기획상황실에서 ‘코로나19 종합대책 회의’를 열고 “지금까지의 틀어막기식 거리두기는 더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 자치구청보다 서울시가 해야 할 일들을 다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했겠지만 중앙정부에서 정하는 거리두기 1.5단계 2단계 등의 대응에 순응하고, 민생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절규에 가까운 호소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라며 “시가 책임지고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일률적인 규제 중심의 거리두기 대신 업종별 차별화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종별, 업태별로 세분화한 맞춤형 매뉴얼을 만들고, 시민 일상에 대한 침해·자영업자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매뉴얼 제작을 위해 전문가, 대표 협회 등과의 협의도 진행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업종별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대표 협회가 있다. 오늘부터 각 실·국·본부에서 각종 단체들과 접촉을 시작할 것”이라며 “그분들은 거리두기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매출 감소도 최소화할 수 있는 복안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그분들의 의견을 100% 수용할 수는 없다. 전문가와 함께 논의하면 상식과 원칙을 지키면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 개별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방침을 적용하려 할 때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가령 거리두기 2단계까지는 감염이 확산된 지자체가 중대본에 요청하면 협의를 거쳐 별도 격상을 허용한다. 이날 발표된 유흥시설 집합금지 조치도 지자체에 따라 운영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제한하는 방안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추후 구체적 내용이 건의되면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를 하면서 관련 방안들의 현실성과 필요성, 적용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현행 법 체계에서도 중앙 정부와 지자체들은 서로 대등하거나 굉장히 유기적인 권한들을 가지고 있다”며 “중요한 안건이 있으면 한 번이 아니라 두세 번에 걸쳐서 토의하고 논의하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수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서 협력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시와 중앙 정부가 이견을 드러낼 경우를 묻자 손 사회전략반장은 “과거 선례에서도 지자체의 대응과 중앙정부의 대응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문제를 여러차례 경험했다”며 “이번 코로나 대응에 있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충분히 협의하고, 또한 문제 사항들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안들을 도출해내면서 대응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드라이빙 스루(차량 이동형) 선별진료소도 지자체가 처음 고안했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도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처음 실시해 중앙 정부가 수용한 것이라고 손 사회전략반장은 밝혔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현재도 지자체들의 자율적인 권한은 최대한 존중하면서 창의적인 접근들을 할 수 있게 협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자체와 중앙정부는 계속 충분히 협의하고 논의하면서 국민을 위해서 가장 최적의 방역 방안들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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