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통 혼잡비용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통혼잡비용과 국가물류비용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교통량과 교역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비용들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기대하지 않은 ‘선물’을 가져다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코로나로 교통 혼잡비용 사상 첫 감소
한국교통연구원이 최근 펴낸 보고서 ‘2021 국가교통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 혼잡비용은 2019년보다 3.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교통량은 전년 대비 6.5% 감소하고, 속도는 1.5% 정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천승훈 교통연구원 교통빅데이터연구본부 팀장은 이에 대해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 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는 교통량이 증가하고 속도는 낮아지겠지만 코로나19 이전의 교통량이나 속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즉 2019년 대비 교통량은 2.9% 감소, 속도는 1.2% 증가가 각각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통 혼잡비용은 2019년 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교통 혼잡비용은 2007년 26조5000억 원에서 2017년 38조70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여기에 그동안 반영하지 않았던 시·군도를 포함하면 2017년 교통 혼잡비용은 59조6200억 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이는 2017년 국내총생산(GDP) 1730조 원 대비 3.4%에 달하는 작지 않은 규모다.
교통 혼잡비용은 교통 혼잡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손실을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1994년부터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2019년까지 교통 혼잡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었다. 이는 도로 이용자 개개인의 경제적 손실은 물론 국가경쟁력 약화의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 교통사고비용도 크게 줄 듯
코로나19의 선물은 또 있다. 교통사고비용도 줄어든 것이다. 교통사고비용은 교통사고로 인하여 발생하는 물리적 비용과 심리적 비용을 합산한 것이다. 물리적 비용에는 치료를 위한 의료비와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행정비용이 포함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수가 크게 증가했던 지난해 3~6월까지 서울시 도로교통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줄면서 교통사고 발생건수도 10.4% 감소했다. 이를 감안할 때 지난해 교통사고비용도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사고비용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5년 49조 2000억 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인 2016년 40조2333억 원으로 크게 줄었고, 2017년에도 40조 574억 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18년 41조 7000억 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교통연구원은 “올해도 교통량이 코로라19 이전 수준을 밑돈다면 교통사고비용은 이전에 나타났던 감소 폭을 넘어선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국가물류비용도 33조 원 감소할 듯
코로나19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국가물류비용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물류비는 국내기업들의 경제활동 중에 발생한 수·배송, 재고 유지, 보관, 하역, 포장, 물류정보 및 일반관리 등의 물류활동에서 발생한 모든 비용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물류비는 2019년 193조 원에서 2020년에는 160조 원으로 뚝 떨어지고, 2121년에도 178조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GDP에서 국가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0%에서 2021년에는 7.5~8.9%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교통연구원은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국가물류비는 2020년에 197조 원, 2021년에는 205조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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